[마곡로] 병역 혜택

차석록 승인 2023.10.09 08:22 의견 0
[마곡로]


[나눔경제뉴스=차석록 편집국장]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9월23일 개막해 10월8일 폐막했다.

우리나라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를 따내 종합 3위를 차지했다.

국민들은 대한민국 참가 선수들이 땀흘리며 노력해온 모습을 TV를 통해 지켜봤다. 그리고 선수들의 투혼에 감동하고 아낌없이 박수를 쳤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값진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는 두둑한 포상금이나 혜택이 주어진다.

보도를 보면 싱가포르는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에게 약 14만60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억원의 포상금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에게 포상금 3만6000달러(약 5000만원)을 주고, 자신이 원할 때 공무원이 될 수도 있다. 스리랑카는 포상금 1000만루피(약 4000만원)을 준다.

쿠웨이트는 민간 기업에서 금메달리스트에게 자동차를 준다. 인도네시아는 나라에서 집을 지어준다.

우리나라는 정부와 소속 단체 등에서 포상금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대회를 감안하면 제법 두둑한 보너스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금메달을 딴 남자선수들에게는 무엇보다 병역 혜택이 가장 큰 보너스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정치적 이유와 엘리트 스포츠 육성을 위해 1973년 군 면제를 받는 병역특례제도가 도입됐다.

법률에 따르면 올림픽대회 3위 이내, 아시아경기대회 1위 등에 입상한 선수들이 병역특례 혜택을 받는다.

그런데, 두둑한 포상금에 대해서는 부러움을 나타내고 별다른 이견을 내지않지만, 병역 혜택에 대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종목에 대해서는 금메달을 땄다고 해서 병역 혜택을 줘야하는지에 대한 지적이 인다.

병역의무를 마친 30대 직장인은 "프로 선수들은 일반 직장인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돈을 버는데, 병역 혜택까지 주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또, 남자들은 병역 면제라는 선물이 있는데, 여자선수들에게는 무엇이 있느냐는 논란도 불거진다.

외아들을 군대에 보낸 50대 아버지는 "이공계 재학중인 아들이 한창 공부에 집중해 있을때 군복무를 위해 휴학했을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병역의 의무를 위해 휴학을 해야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기술의 속도를 감안하면 사실상 공부 단절이 되는 군복무 기간은 너무 아쉬운 시간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돌아가신 이건희 삼성 회장은 생전에 "천재 한명이 만명, 10만명을 먹여 살린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이 인재와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인데, 과연 이공계 고급두뇌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선수들은 누가 더 귀한 가치를 가졌을까 항상 궁금했다.

국방부는 인구가 줄면서 병역 자원 부족을 걱정하고 있다. 이런데, 누구보다도 건강한 20대 청년들이 국제 무대에서 메달을 땄다고 해서 병역면제를 주는 것은 시대착오라는 지적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병역명문가라는 제도가 있다. 1대부터 3대까지 모두 현역복무 등을 성실히 마친 가문을 말한다. 즉,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손자까지 군대를 갖다오면 칭송을 해주는데, 메달을 따면 군대를 안가는 특혜를 준다.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에서 금메달을 딴 정지훈 선수는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나서 감사합니다”고 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계주 결승전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하다 0.01초 차로 금메달을 놓치고 은메달을 따자 정철원 선수는 동료 선수들에게 죄인이 됐다. 금메달보다도 병역 혜택이 날라갔기 때문이다.

병역 혜택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많음을 뜻한다. 문제가 많다면 당장 뜯어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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