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로] 2023 계묘년(癸卯年)
"토끼의 지혜를 빌려 어려움 넘겨야"
차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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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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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경제뉴스=차석록 편집국장] 한비자(韓非子)오두편(五蠹篇)'에 이런 글이 있다.
송(宋)나라에 한 농부가 있었다. 하루는 밭을 가는데 토끼 한 마리가 달려가더니 밭 가운데 있는 그루터기에 머리를 들이받고 목이 부러져 죽었다. 그루터기는 뿌리와 함께 있는 잘린 나무의 아랫부분이다.
농부는 토끼가 또 그렇게 달려와서 죽을 줄 알고 밭 갈던 쟁기를 집어던지고 그루터기만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토끼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농부는 토끼 한 마리도 얻지 못하고, 그해 농사를 망치고 말았다.
여기서 나온 고사성어가 '수주대토'(守株待兎)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집에서 놀 기만 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그루터기에 앉아서 토끼를 기다리는 한심한 사람에 비유했다.
또, 낡은 관습만을 고집해 지키고, 새로운 시대에 순응하지 못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지 만 3년이다. 지난 3년은 우리의 삶에 너무나 많은 변화를 주었다. 건강을 생각하고, 가족들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우기도 했다. 소소한 행복이 얼마나 큰 가치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나 많은 돈이 풀리면서 부동산이나 주식, 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투자 광풍이 휘몰아쳤다.
특히, 미래의 주역인 젊은 층 가운데는 땀흘리는 성실한 노동으로 돈을 벌기 보다는 일확천금을 노린 투자에 몰두했다.
성공한 일부도 있지만, 상당수는 무리한 영끌 투자로 벼랑 끝 삶을 살고 있기도 하다. 많은 청춘들이 세상을 원망한체 미래를 포기하고 그냥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토끼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고사성어 가운데, '교토삼굴'(狡兎三窟) 있다.
교활한 토끼는 숨을 세 개의 굴을 파놓는다라는 뜻이다. 지혜롭게 준비하여 어려운 일을 면한다는 말이다.
새해 2023년은 계묘년이다. 검은 토끼의 해이다. 코로나19 종착역 엔데믹을 향해가고 있지만, 증시와 부동산 폭락을 비롯해 고물가,고금리, 세계 경기 침체 등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못지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말한다.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영리한 토끼의 지혜가 필요한 한 해가 될 듯하다.
나눔경제뉴스 대표기자 차석록입니다. 좋은 기사를 전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곳곳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 베풀고 나누는 사회적 기업을 조명하겠습니다.파이낸셜뉴스 등 그동안 취재 현장에서 발로 뛴 경험을 젊은 후배들과 공유하겠습니다. 충암중, 명지고, 그리고 중앙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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