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경제뉴스=차석록 편집국장] 지금은 성인인 아들은 초등학생때, 보이스카우트를 했다. 공부 안해도 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재미에 신나했다.
여름방학이면 며칠씩 야영을 하는 보이스카우트 행사를 다녀오곤 했는데, 그때마다 새까맣게 타고 꾀죄죄한 모습으로 집에 돌아와 지 엄마가 맘을 쓰곤 했던 기억이 난다.
보이스카우트는 청소년에게 건전한 시민정신을 심어주고 다양한 야외생활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보이스카우트는 1907년 기병대 장교 출신인 영국의 R.S.베이든 파월이 창설시켰다. 전쟁에 참여했던 그가 소년시절부터 훈련을 통해 애국자로 육성해야 겠다는 필요성을 느끼면서 시작됐다. 그래서 군대식 규율이 들어있다.
우리나라의 보이스카우트는 일제시대였던 1922년 10월에 조철호가 구국 청소년 운동을 목적으로 중앙고보와 배재학교 학생 8명으로 창설한 조선소년군, 정성채가 발족한 조선소년척후대를 전신으로 시작되었다.
지난 8월1일 전라북도 새만금에서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World Scout Jamboree)가 열렸다.
전 세계 150여 개 회원국에서 수만 명의 청소년과 지도자들이 참가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교류와 우애를 나눔으로써 청소년들이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하는 세계 최대의 청소년 국제행사다. 월드컵과 올림픽 처럼 4년에 한번씩 열린다.
우리나라는 2017년 8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1차 세계스카우트총회’에서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최국으로 선정되었다.
새만금 대회는 대한민국의 K콘텐츠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래서 한국스카우트연맹은 물론, 여성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북도 등 정부기관과 지자체가 주관 기관으로 되어 있다.
사실 대부분의 우리 국민들은 이 행사에 별로 관심이 크지 않았다. 폭염에 지쳤고, 어디로 여름 휴가를 떠날지가 더 관심사였다.
그런데, 대회가 열리고 '판도라의 상자'처럼 각종 문제가 터져 나오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한마디로 국제 망신이고 대참사(大慘事)다.
우선 가장 뜨거운 여름(8.1~12)에 벌레가 넘쳐나고 나무 그늘도 없는 간척지가 왜 행사 장소가 됐는지 궁금하다. 그동안 행사지로 검증받았던 강원도 고성이나 무주가 아닌, 왜 새만금이었을까.
수년간의 준비기간이 있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처럼 대형 시설이 있어야했던 행사도 아닌데,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는데도 왜 이렇게 준비가 허술했을까?
대회가 끝나면 누가 대한민국을 전세계에 개망신시켰는지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그리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비상사태가 벌어지자, 정부가 기업들에게 SOS(긴급도움요청)를 치고, 이재용, 구광모 회장 등 기업인들이 팔을 걷어부치면서 다행히 진정되는 분위기다.
'잼버리'라는 말은 1860년대 미국에서 '즐겁고 시끌벅적한 모임'이란 뜻으로 쓰이던 말이라고 한다. 영어로는 'jabber' (재잘거리기)와 'shivaree' (시끌벅적한 축하연), 그리고 'jam' (군중)의 'm'을 합성해 만든 단어로 전해진다.
수만명의 전세계 청소년들이 즐거움으로 시끌벅적해야 할 행사가 정치권의 네탓 공방이 더 요란하다. 지금은 그 입 다물었으면 좋겠다.
남은 기간만이라도 좋은 추억을 쌓아 걱정이 늘어졌을 엄마 품으로들 돌아가기를 바랄뿐이다.
나눔경제뉴스 대표기자 차석록입니다. 좋은 기사를 전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곳곳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 베풀고 나누는 사회적 기업을 조명하겠습니다.파이낸셜뉴스 등 그동안 취재 현장에서 발로 뛴 경험을 젊은 후배들과 공유하겠습니다. 충암중, 명지고, 그리고 중앙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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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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