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로] 혹한기 훈련

차석록 승인 2023.02.01 07:48 의견 0
[마곡로]혹한기 훈련


[나눔경제뉴스=차석록 편집국장] 요즘처럼 날씨가 추울때면 가끔은 군복무시절 받았던 '혹한기 훈련'이 생각난다. 혹한기 훈련은 맹추위 속 생존하고 전투력을 강화하는데 있다.

1월은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시기다. 산에 올라가 땅을 파고, 천막으로 위를 덮는다. 그리고 나뭇가지와 눈 등으로 위장한다. 거기서 밥도 먹고 잠도 잔다.

혹한기 훈련의 하이라이트. 잠 자는 중에 비상을 걸어 집합을 시키고 눈 밭을 구르기도 했다.강원도 인제의 한 밤중 산 속은 체감 온도가 영하 30도를 넘었다.

지금 생각하니, 피 끓는 청춘들이라 가능한 훈련이다.

1월 난방비가 크게 오른 고지서를 받은 안 사람이 거실은 물론 방마다 온도를 23도에서 21도로 낮췄다. 사람마다 느끼는 차이가 있겠지만, 23도는 비교적 온기가 돈다.

그런데, 불과 2도만 낮춰도 써늘하다. 자연스럽게 거실에서 입고 있는 옷이 두꺼워진다. 그래도 알맞다고 하는 겨울철 실내온도 섭씨 18∼20도보다는 높다.

실내온도 1도를 낮추면 난방비가 7% 절약된다고 한다. 2도를 낮췄으니 14%를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요즘 기름값과 가스비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을 감안하면, 몇 만원은 절감될 듯하다.

강추위와 난방비 폭탄에 힘겨운 분들이 적지 않다. 말 그대로 냉골로 사시는 분들도 있다. 전기 장판도 잠을 잘때만 켠다고 한다. 그러나보니 겨울철 질환에 시달린다. 시장 상인들은 가스비 부담에 장사를 접어야할 거 같다고 말한다.

상황이 엄중한 가운데, 정치권은 포퓰리즘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18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18만 가구의 에너지바우처 지원금을 15만2000원에서 30만40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중산층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지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발 더 나갔다. 에너지 기업으로부터 ‘횡재세’를 걷고 7조2000억원 규모의 에너지 물가 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선 지원부터 해야 한다. 공방을 벌이는 사이에 취약계층의 고통은 지속된다. 이분들은 혹한기 훈련이 아니다. 생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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