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훈의행복이야기] (69)아이와 의사소통하기

배태훈 승인 2021.06.10 09:05 의견 0
[배태훈의행복이야기] (69)아이와 의사소통하기


[나눔경제뉴스=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의사소통은 말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말하지 못하는 아기도 부모와 충분히 의사소통할 수 있다. 아기가 원하는 것을 부모가 세심하게 살피면, 아기가 하는 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아기의 요구에 부모가 반응을 하는 것이 바로 의사소통이다. 말하지 않지만, 아기는 눈 맞춤이나 손짓, 얼굴 표정 등으로 이야기한다.

부모가 아기와 놀 때 눈을 맞추고 아기를 살피면 아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느껴진다. 이런 부모의 감정과 노력이 그대로 아기에게 전해진다. 부모님이 얼마나 아기를 살피느냐가 중요하다.

아이들의 언어발달은 자신의 기질이나 주변의 환경들에 영향을 받지만, 가장 많이 받는 것은 부모와 언어적인 의사소통이다. 이전에 함께했던 분 중에 언어가 조금 느린 아들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분이 있었는데, 그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가 어렸을 때 전혀 의사소통이 없었다고 한다.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거의 외부 사람들하고 교류도 없이 혼자 집에서 아이를 돌봤는데, 집에서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아이가 언어를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그때 제안을 드렸던 것이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고, 아이가 집중해서 듣지 않더라도 책을 많이 읽어주라고 했다. 아이가 말을 잘 하거나 언어능력이 뛰어나기를 원한다면 부모가 수다쟁이가 되어야 한다. 부모가 어렸을 때부터 언어자극을 주면 당연히 언어능력이 높아진다.

말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영아일 때는 아이의 눈을 더 맞추면서 신뢰감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언어발달은 4-5세에 더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릴 때 애착관계가 잘 형성된 아이들이 4-5세 때 언어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말을 많이 하는 것도 좋지만, 아이가 어리다고 앞에서 부정적인 말을 하는 것도 좋지 않다.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언어 자극을 많이 주겠지만, 부정적인 말이 악영향을 준다.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아이와 함께 소통할 시간이 주어졌을 때 아이의 행동을 바라만 보지 말고, 그 행동에 잘 반응하고 다정한 톤으로 말로 풀어 설명해 주고, 아이에게 다양한 어휘로 표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 앞에서 말조심해야 하는 것은 아이가 큰 후에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보지 않고 듣지 않는 것 같겠지만, 부모들이 하는 말이나 행동을 그대로 배운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다.

아이의 언어적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의사소통만큼 신체적 접촉도 중요하다. 아이가 옹알이를 할 때 쓰다듬거나 안아주는 것만으로 아이는 부모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 아이가 아무런 자극을 받지 않으면 건강하게 자라기 힘들다.

성장 시기에 자극이 없으면 성장해야 할 것들이 성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체적 접촉이 언어는 아니지만, 거기에 표현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느낀다. 부모가 아이와 애착을 형성하기 위해서 많은 교감을 해야 하고 또 애착이 언어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아기 게와 어미 게'라는 이야기가 있다.

바닷가에서 사는 게가 새끼를 낳아서 기르고 있었다. 따뜻한 햇살이 비치자 어미 게는 새끼 게를 데리고 해변으로 나갔다. 어미 게가 아기 게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애야, 오늘은 날씨가 참 좋으니까 나와 함께 산책을 하자.”

어미 게는 아기 게를 데리고 모래밭으로 나갔다. 그런데 아기 게가 자꾸만 옆으로 걸었다. 어미 게가 아기 게를 야단치면서 말했다.

“그렇게 걷지 말거라. 자, 나를 따라서 이렇게 걸어 보렴.”

어미 게는 아기 게에게 자신이 걷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다시 아기 게가 걷는 모습을 봤다. 그러나 새끼 게는 여전히 옆으로 걸었다.

“아가야! 그렇게 옆으로 걷지 말고 엄마처럼 이렇게 걸어보란 말이야.”

어미 게는 자기가 옆으로 걷고 있는 줄도 모르고 아기 게에게 열심히 시범을 보였다. 아기 게는 어미 게가 걷는 모습을 열심히 바라보았다. 어미 게는 시범을 보인 후에 다시 아기 게에게 걸어보라고 했다. 그러나 아기 게는 이번에도 옆으로 걸었다. 어미 게는 화를 내면서 아기 게를 타일렀다.

“애야! 내가 옆으로 걷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니?”

그러자 아기 게가 대답했다. “하지만, 엄마! 나는 엄마가 가르치는 대로 열심히 따라하고 있어요. 자, 보세요. 엄마가 걸어온 발자국하고 내가 걸어온 발자국하고 똑같잖아요.”

양육은 부모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 애착에 대한 부분에서도 많은 부모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안정된 애착형성은 아이와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을 오래 보내면 좋지만, 시간의 길이가 애착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많은 분들이 부모가 모두 직장에 다니면 아이와 애착형성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애착에는 상호작용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부모가 낼 수 있는 시간 동안 충분한 교감을 하면 안정된 애착형성을 이룰 수 있다.

아이와 안정된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엄마도 중요하지만, 아빠도 참 중요하다. 아이를 양육하는 것은 엄마만의 몫이 아니라 부모가 함께 키우는 것이다.

배태훈(다함께연구소 소장, 아동청소년상담심리 허그맘 자문위원)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저작권자 ⓒ 나눔경제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