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훈의 행복이야기](64)기질에 따른 양육방법

배태훈 승인 2021.05.06 07:00 의견 0
[배태훈의 행복이야기](64)기질에 따른 양육방법


[나눔경제뉴스=배태훈연구소장] 만 3세 이하의 영아의 기질을 순한 기질, 까다로운 기질, 느린 기질 크게 3가지로 나눈다. 기질에 따라 양육방법을 알아보자.

순한 기질 아이는 대체로 잘 웃고, 잘 놀며 규칙적으로 생활한다. 그러니 당연히 부모가 관심을 덜 가지게 된다. 집에 아이가 둘 이상일 때 아무래도 혼자 잘 노니까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조금씩 부모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기 쉽다.

그러나 이럴 때 특별히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아이 입장에서는 부모가 무관심하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떤 놀이를 좋아했는지, 어떤 음식을 더 잘 먹었는지, 오늘 아이가 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지 등에 관심을 두고 살피며 아이에 대해 더 알아가도록 한다. 순한 기질 아이는 상대방의 요구나 감정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조심스럽게 표현한다. 따라서 부모나 양육자가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아이의 요구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순한 기질의 아이는 원하는 것이 있어도 그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드물다. 깊이 관찰을 하다보면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때 아이가 그것을 원하는 이유를 먼저 물어본다. 그리고 아이가 자신의 욕구를 분명히 표현하도록 이야기를 해준다.

자신이 뭔가를 이야기했을 때 거절당할 것을 두려워해서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순한 기질의 아이들이 자신의 욕구를 표현할 때 위험한 것이 아니라면 아이의 욕구를 가능한 수용해 주는 것이 좋다.

순한 기질 아이는 마음에 들지 않은 일도 순종하는 경향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갈등 상황이 발생하면 순한 기질 아이에게 양보를 강요하기 쉽다. 그래야 갈등 상황이 빨리 해결되기 때문이다. 뭔가 불편한 상황을 계속 가지고 있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반복되면 아이의 내면에는 자신이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슬픔과 분노가 반복적으로 쌓이고 아이가 성장하는 것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래서 부모가 순한 기질 아이에게 항상 순종을 요구하는 것보다 아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이라면 끝까지 주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순한 기질의 아이라고 부모가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아이가 성장할 때 마음의 상처를 많이 간직한 채 자랄 수 있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는 에너지가 넘치고 주변을 탐색하고자 하는 욕구가 높아 활동적으로 놀이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는 남자나 여자 구분 없이 조마조마 하는 경우가 있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들은 움직일 때 거침이 없어서 다칠까봐 부모들이 조마조마한다.

어떤 부모들은 까다로운 아이들이 이런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아예 저지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자신의 욕구나 생각을 표현하는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좋다. 대신 위험한 물건을 미리 치워서 아이가 안전한 환경에서 주변을 탐색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만큼 부모가 신경을 써야 할 것들이 많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다.

엄마들이 “하지마” 하는 말을 많이 하고, 목소리도 커진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는 “하지마”라고 금지하거나 통제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통제나 금지의 내용이 담겨진 말보다는 가급적 2가지 이상의 대안을 제시하며 아이가 직접 선택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이 스스로 선택했을 때 그것을 가장 잘 수용하기 때문이다.

아이한테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쉽지 않다. 집에서는 그나마 괜찮은데, 밖에 나가면 선택권을 주는 게 힘들다.

까다로운 기질 아이는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 한다. 그래서 아이에게 아무리 규칙을 설명해도 아이는 규칙적으로 생활해야겠다는 생각을 잘 하지 못한다.

그러니까 부모는 너무 힘들다.

그래서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에게는 규칙적인 일과를 강요하기보다는 상황과 아이의 기분에 따라 융통성 있게 하루 일과를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부모가 규칙적인 생활을 하거나 정해진 것을 해야하는 성향이라면 더욱 힘들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는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며 서두르는 것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모든 일은 여유 있게 미리 안내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아는 것만으로도 거부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도 항상 다음 일을 미리 안내할 수 있다면 아이는 다음에 일어날 일에 대해 스스로 준비할 수 있으므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를 키울 때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미리미리 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느린 기질의 아이는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것이 오래 걸릴 것을 예상하고 충분히 기다려 주어야 한다. 기다려주는 건 정말 힘든 일인데, 그래도 참고 기다려줘야겠죠?

많은 부모들이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아이와 비교하면서 빨리 하라고 이야기한다. 아이가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아이를 편안하게 기다려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냥 기다리지 않고 뭔가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느린 기질의 아이가 새로운 것을 거부하거나 무관심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은 천천히 조금씩 시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매일 덮고 자던 이불을 바꾸고자 한다면, 4가지 단계로 조금씩 시도하는 게 좋다. 1단계는 이전 이불과 새 이불을 동시 꺼내 놓고, 새 이불에 관심을 갖게 한다. 계속 사용했던 이불에 애착이 강해서 갑자기 이불을 바꾸게 되면 아이가 짜증을 낼 수 있다.

갑자기 환경이 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2단계는 새 이불에 관심을 보이면, 이전 이불과 새 이불을 만져보고 덮어보면서 새 이불의 특성에 친숙해지도록 한다. 적응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충분한 시간을 주면서 새 이불에 친숙해지면, 3단계로 새 이불을 덮어보도록 한다. 이때 이전 이불을 치우지 말고 옆에 놓아두어 아이가 원하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새로운 이불이 친숙하기는 하지만, 이전 이불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경우도 있다. 이전 이불을 아이의 눈에 보이도록 하면, 아이는 마음의 평안함을 느낀다.

4단계는 아이가 이전 이불에 관심을 거의 보이지 않으면, 새 이불만 사용하도록 한다. 이렇게 천천히 조금씩 바꾸는 것이 효과적이다.

느린 기질의 아이는 낯선 사람, 상황, 물건 등에 많은 불안감을 느끼니까 부모가 정말 느긋하게 기다려줘야 한다. 느린 기질의 아이를 키우려면 부모가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급한 성격을 가진 부모는 정말 답답해서 속이 터진다.

느린 기질의 아이는 낯선 것이나 새로운 환경을 접할 때 불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아이가 불안하지 않도록 부모가 함께 있어야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새로운 것의 특성을 자세히 설명하고 아이가 새로운 것을 탐색하면서 익숙해질 때까지 아이를 지지하며 기다려주는 훈련이 필요하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느린 기질의 아이는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린다. 대부분 부모가 오랜 시간 기다리지 못하고 아이를 재촉하기 쉽다. 그러나 아이가 자신의 속도에 따라 익숙해지도록 기다려 주지 않고 재촉하거나 강요하면 아이의 자존감만 낮아질 뿐이다. 부모가 부모의 시간이 아니라 아이의 시간에 맞춰주는 연습이 필요하다.

어떤 기질의 아이든지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많아야 한다. 어떤 기질이 좋고, 어떤 기질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어떤 기질이든지 장점만 있거나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부모에 따라서 아이의 기질이 서로 잘 맞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서로 달라서 힘든 경우도 있다. 아이가 어떤 기질이든지 아이의 특성에 맞게 부모가 잘 양육하는 게 중요하다.

배태훈 다함께연구소 소장, 아동청소년상담심리 허그맘 자문위원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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