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훈의 행복이야기] (19) 아이 밥 먹이기 너무 힘들어요!

배태훈 승인 2020.06.17 08:34 의견 0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꾸는 배태훈 소장의 행복이야기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아이가 먹지 않으면 참 속상하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하면서 평일 주방을 내가 맡고 있다. 벌써 10년째다. 개인적으로 나는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에게 ‘요리는 도전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새로운 음식 만들기에 도전하는 것도 좋아한다. 새로운 음식은 때로는 맛이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입에 넣었다 바로 내뱉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 음식은 뭐 그리 준비할 것들이 많은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코로나 19 때문에 집에서 ‘삼식이’인 아이들 때문에 음식을 먹고 치우고 나면, 얼마 되지 않아서 ‘다음 끼니는 뭐 먹나?’ 걱정한다. 음식 준비에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다.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은 음식을 만들 때 먹는 사람을 생각한다.

우리 가족은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 각자 다르다. 아내는 깔깔한 것을 좋아한다. 김치는 묵은 김치를 좋아한다. 큰아이는 계란으로 하는 음식이면 모두 좋아한다. 고기 종류는 다 좋아한다. 작은아이는 한식을 좋아한다. 된장찌개나 청국장도 좋아한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하면서 흐뭇하기도 하지만, 먹는 모습을 볼 때 음식을 준비한 사람만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이 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잘 먹지 않아서 힘들어하는 부모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얼마나 속이 상하고 힘들지 잘 안다. 먹는 것이 부실해서 혹여 성장하는 것도 더디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더 먹이려고 한다. 먹는 문제 때문에 부모들이 상담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밥을 늦게 먹거나 먹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밥 먹는 데 집중하지 못하고 딴 짓을 하는 경우도 있고, 먹기 싫어하는 음식은 절대 먹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음식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는 경우 먹지 못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우리 아이가 왜 음식을 먹지 않는지, 늦게 먹는지 잘 알아야 한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밥을 먹지 않는 것이지만, 그 이유는 천차만별(千差萬別)이다. 그 경우에 따라서 처방도 다르게 해야 한다.

밥을 먹을 때 딴 짓을 하는 아이들은 딴 짓을 할 수 있는 요소들은 다 제거하고 밥 먹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특히 식사시간에 영상을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습관이 들면 밥 먹기가 더 힘들어진다. 영상을 아이들에게 끊는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된다.

밥을 먹지 않는다고 숟가락 들고 돌아다니면서 입에 넣어주는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밥상에 앉아서 먹는 것을 훈련시켜야 한다. 음식을 다 먹을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도록 부모가 엄격하게 지도해야 한다.

아기가 유독 먹기 싫어하는 음식이 있다. 그 이유도 다양하지만, 음식에 대한 책을 함께 읽거나 직접 농사를 짓는 곳에서 체험을 하면서 거부감을 줄여가는 것이 좋다.

또 아이와 함께 재료를 가지고 직접 음식을 만드는 것도 좋다. 이렇게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부모가 밥 먹는 것 때문에 힘들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아이가 밖에서는 밥을 잘 먹는데, 집에서는 밥을 먹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아이를 지켜본 결과 아이에게는 별 문제가 없었다. 부모의 습관 때문에 아이가 집에서 밥을 잘 먹지 않았다.

아침을 먹지 않는 엄마는 아이가 아침을 잘 먹지 않는다고 아침을 주지 않았다. 이 아이는 아침 내내 배고파하다가 학교에서 급식을 먹었다. 물론 잘 먹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반찬이 나오는 날은 더 먹을 때도 있었다.

학교에서 집으로 오면, 집에서 잘 먹지 않는다고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줬다. 간식도 잘 먹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저녁을 준비하고 저녁을 먹었다. 아이는 점심도 잘 먹고 간식까지 먹었으니 배가 불렀다. 배 부르는 상태에서 저녁을 먹으라고 하니 잘 먹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가 집에서 먹는 유일한 식사인데, 먹지 않으니 걱정이 된다.

어머니에게 집에서 해야 할 몇 가지 방법을 알려줬다.

1. 아침은 꼭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아침은 신체적 발달뿐만 아니라 뇌 발달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아침을 먹게 되면, 뇌에 영향 공급이 잘 되기 때문에 뇌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2. 이른 저녁을 먹을 경우에는 학교에서 온 후 간식을 주지 말아야 한다. 요즘 아이들은 간식을 배가 부를 때까지 먹는 경우들이 많다. 집에서 먹는 경우도 있지만, 밖에서 먹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간식으로 배가 부르면 당연히 밥을 먹지 않는다. 간식에는 영양소가 골고루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간식만 먹고서는 건강하게 성장하기 힘들다.

3.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식판이나 재미있는 주방도구로 밥을 주는 것도 좋다. 놀이를 하듯이 아이가 직접 반찬을 골라 담아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해보자. 밥 먹는 것이 재미있다고 인식하면 어렵지 않게 밥을 먹는다.

4. 부모가 편식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아이들이 편식하는 경우, 대부분 부모가 편식하는 경우들이 많다.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은 골고루 음식을 먹어야 잘 성장할 수 있다. 한 집에서 살면서 밥을 같이 먹는 사람들을 ‘식구’라고 한다. 시대가 많이 바빠지면서 함께 식사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아이들은 먹을 것이 풍부해지면서 밥 문제가 많아지고 있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올바른 식습관을 가지도록 부모가 꾸준히 교육하는 것이다.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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