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훈의 행복이야기] (17) 부부는 정말 일심동체일까?

배태훈 승인 2020.05.28 17:41 의견 0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꾸는 배태훈 소장의 행복이야기

‘부부 일심동체’라는 말이 있다. 부부는 마음과 몸이 하나로 모아진다는 말이다. 그런데 사실, 부부가 마음과 몸이 하나로 모아 산다는 게 그리 쉽지 않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을 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하는데, 사소한 일로 싸우고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 결국 각자의 삶을 선택하는 부부도 많다.

가까우면서도 먼 관계가 된 부부, 어떻게 하면 행복한 부부가 될 수 있을까?

국어사전은 가정을 이렇게 정의한다. 한 가족이 생활하는 집이나 가까운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 공동체. 가족은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을 말한다.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 관계가 모두 가족이다. 그리고 그 가족들이 생활하는 집을 가정이라고 말한다.

가족과 가정의 첫 출발점이 ‘부부’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 부부관계가 참 중요하다. 많은 부부들이 ‘부부지만 왜 이렇게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많을까’ 하고 말한다. 사람이 이성에 대해서 콩깍지가 씌우면 뇌에서 ‘페닐에틸아민’ 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이성이 마비되고, 이성에 대해서 맹목적으로 좋은 것만 보게 된다. 그 사람의 단점도 멋져 보이고, 예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혼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좋은데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2-3년 정도 간다고 한다.

그러니까, ‘페닐에틸아민’이 줄어들면, 본연의 뇌가 자리를 잡는다.

‘내가 왜 이 사람이랑 결혼을 했지?’ 이런 생각을 한다. 부부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생각해 보자. 부부는 각자 짧게는 20년, 30년을 다른 공간에서 살았다. 부부일심동체라는 말은 마음과 몸이 하나로 모아진다는 말이지, 같아진다는 말이 아니다.

다시 말하자면, 부부가 완전히 똑같아질 수 없다. 상대방이 완전한 내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부부이지만, 이기적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서로 다르고 자기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부부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소와 사자 부부>를 말하곤 한다. 옛날에 소와 사자 부부가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남편 사자는 아내 소를 너무나 사랑해서 매일 사냥해서 육식 동물들을 주고 행복해 했다. 아내 소는 남편을 사랑해서 들판 푸른 초원에 나가서 매일 싱싱한 풀을 뜯어 갖다 주었다.

그런데 소와 사자는 날이 갈수록 시름 앓더니 죽었다. 사자는 풀을 먹고, 소는 육식 동물을 먹고 소화를 못시켜서 죽은 것이다. 사자는 육식동물을 먹어야 하고, 소는 풀을 먹어야 하는데 말이다. 서로에게 맞지 않는 음식 때문에 죽은 것이다. 서로 사랑했는데 말이다.

서로 사랑했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랑한 것이다. 나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했지만, 상대방에게는 결코 사랑의 표현이 아니었던 것이다. 사자는 사자 입장에서, 소는 소 입장에서 사랑을 표현했다.

모든 남자와 여자가 이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뇌 구조상 남자와 여자가 참 다르다. 그래서 남자가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여자의 생각과 행동이 있고, 반대로 여자가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남의 생각과 행동이 있다.

서로 다른 것을 이해하고 품어주는 것이 부부다. 삶에서 나만의 공간이 있듯이 상대방의 공간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자와 소 부부처럼 사자는 육식을, 소는 채식을 한다는 것을 서로 알아야 한다. 만약, 사자가 소에게 육식 동물을 줬을 때 소가 자기는 육식 동물은 먹지 못하고 채소만 먹는다고 했다면, 반대로 사자가 소에게 자신은 채소는 못 먹고 육식 동물만 먹는다고 했다면 어땠을까? 죽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

아이들은 아빠와 엄마를 보면서, 남성상이나 여성상을 만든다. 이게 잘 형성이 되면 동성과 이성을 바라보는 시야가 올바르게 생긴다.

그런데 부부관계가 틀어지면 아이는 잘못된 남성상이나 여성상이 형성되고 친구나 이성친구와 사귈 때나 결혼에도 영향을 미친다.

부부가 서로 마음 터놓고 진심을 나누는 게 좋다. 진심이 전해지면 지금 당장 부딪히는 부분이 있더라도 서로 맞추면서 살아갈 수 있다.

부부관계가 그대로 아이에게 영향을 준다. 아무리 아이에게 좋은 것으로, 좋은 방법으로 양육을 하더라도 부부관계가 좋지 않으면 그다지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 행복한 가정은 좋은 부부관계에서 시작한다.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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