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마루라 기독교 마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약 60km 떨어진 한국의 리 수준의 마을이지만 예수가 모어로 쓰던 아람어가 아직도 사용되고 있어 유명하다.


[정기종 전 카타르 대사] 비록 여행 금지 구역으로 되어 있지만 장구한 역사를 지닌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는 많은 역사문화 유산이 남아있다.

국토 대부분은 사막성 지대로 다양한 역사 유적이 있고 지중해 연안에는 숲과 해안이 어울린 관광 자원이 있다. 라타키아 해안과 팔미라 유적은 대표적이다. 아울러 이슬람뿐 아니라 초기 기독교 역사도 깊이 담겨있다.

국립 박물관에는 기원전 약 8500년 고대문명으로 알려진 수메르와 우르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이 소장되어 있다. 토기와 인물상 그리고 인류 역사의 초기에 사용한 문자판 등이다.

다마스쿠스에서 북동쪽으로 약 60km에 있는 마루라(Maaloula)는 예수가 사용한 언어인 아람어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기독교 마을이다. 1500m 고지대에 있고 아담한 분위기로 내전 이전에는 세계 언어학자들과 기독교도들의 주요 방문지였다.

다마스쿠스는 세계 대부분 도시와 마찬가지로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로 나뉘어 있고 역사 유적지는 약 8km 둘레의 구시가지에 모여있다.

예루살렘 구시가지와 마찬가지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성서 '사도행전'에서 바울이 감겼던 눈을 다시 뜬 유다의 가옥이 위치한 직가 (street called straight)를 중심으로 전통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 주변 주거지는 성벽에 붙여 집을 지은 대로 창문과 테라스가 성 밖으로 돌출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유명한 다마스쿠스 문 옆으로는 사도 바울의 다마스쿠스 사역을 기념한 아르메니아 정교회가 있다. 옆에는 밧줄에 달린 광주리를 타고 성벽을 내려가 피신하는 바울의 그림을 소장한 바울 교회가 있다.

실제로 성벽에 붙은 창문과 테라스를 보면 당시 바울의 피신 장면을 연상케 하는 곳이다.

구시가지의 우마야드 모스크 안에는 아유비드 왕조의 시조 살라딘의 무덤이 있다. 무슬림뿐 아니라 유럽에서 온 관광객들도 빠지지 않고 찾는 곳이다.

이곳에서 1918년 10월 아랍 독립군을 이끌고 다마스쿠스 해방에 성공한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이슬람의 영웅 살라딘에게 경의를 표했다.

1187년 예루살렘에서 유럽 십자군을 몰아낸 이슬람군 지도자의 묘 앞에 서 있는 영국 군인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당시 언론은 평했다.

시리아 전쟁 박물관에는 십자군 전쟁 시대의 무기류를 전시해 놓았다. 이 중에 강함과 유연함을 겸한 시리아 강철 도검은 유명하다.

다마스쿠스 도검으로 불리는 예리한 칼은 금이나 은으로 가늘게 선을 상감해 장식했고 제작과정에서 칼 몸에 나타나는 물결무늬가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