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종칼럼]싱가포르 스타일 역량 배양
갈등과 대결이 한국사회의 에너지와 자원 고갈
정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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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8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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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전 카타르 대사] 대부분 국가는 자기 나라에 대한 좋은 점만을 듣고 싶어 한다. 칭찬과 달콤한 말에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기 쉽다.
그러나 이것은 자화자찬이 될 수 있고 오히려 단점을 키울 수 있다. 더 이상의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올무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외국인의 눈에 보이는 솔직한 자기 나라의 모습을 듣는 것은 국가의 지속적인 발전에 유익하다. 싱가포르는 이러한 충고를 기대하는 나라 중 하나다.
싱가포르 리콴유행정학교와 공공연구소가 공동 발간한 '작은 붉은 점 – 외국 대사들의 싱가포르 회상'.[사진=정기종]
'작은 붉은 점 – 외국 대사들의 싱가포르 회상'은 리콴유행정학교와 공공연구소가 공동 발간한 책이다.
책은 서울 정도 크기의 국토면적을 가진 싱가포르를 붉은 점으로 묘사했다. 그리고 싱가포르에 주재하는 외국 대사나 총영사들이 본 싱가포르 정부와 일반사회에 대한 소감과 충고를 전한다.
자기 나라의 시각에서 싱가포르의 장단점에 관해 솔직한 느낌을 언급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가 책을 발간한 의도는 자기 스스로는 보지 못하는 결점을 외국인으로부터 찾으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관찰’과 ‘보고’를 중요한 업무로 하는 외교관들의 눈을 통해 보려는 목적이다.
싱가포르 외교관의 자질은 우수하다. 영국식 교육방식과 리콴유 총리의 높은 식견에 따라 육성된 관료들의 리더십 덕분이다.
키신저는 리 총리를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사상가라고 하고 달리 비교할 사람이 없을 정도의 지능과 판단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책을 선물해 준 싱가포르 친구 역시도 많은 경험과 지식으로 숙련된 외교관(Seasoned Diplomat)이었다.
그는 여담으로 리 총리의 장수비결을 말해 주었다. 그것은 식사할 때 위장의 70 내지는 80퍼센트 정도만 채운다는 것이었다.
찬물보다는 따뜻한 물, 그리고 소식하는 것이 좋고 과식은 금물이라는 조언은 식생활과 사회활동에서의 절제를 말하는 것과 같아서 공감할 수 있었다.
리 총리는 우리나라에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2년 후인 1999년에 방한해 전국경영자연합회에서 강연했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이번 위기를 극복할 저력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이 좋은 지도자들을 많이 배출한다면 장래는 밝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2013년 발간한 '리콴유의 눈으로 본 세계'에서는 한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문제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두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로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낮은 출산율을 메울 방법을 찾으라는 것과, 둘째로 사회적 갈등을 극복할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이다.
갈등과 대결이 한국사회의 에너지와 자원을 고갈하고 있으므로 단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리 총리의 이 같은 충고는 10년 후인 2024년에 들어서도 우리 사회에 선명하게 다가온다.
동국대 행정학과, 연세대 행정대학원 외교안보전공, 성공회대 국제문화연구학과를 졸업했다. 외교부 입부 후 카이로 대학과 American Univ. in Cairo에서 수학했다.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레바논, 일본, 아랍에미리트, 투르크메니스탄에서 근무했다. 주 카타르 대사로 퇴임했다. 대한민국 홍조근정훈장과 카타르 국왕훈장(Sash of Merit)를 수여 받았다. 저술로는 '석유전쟁', '외교관 아빠가 들려주는 외교이야기', '마하나임'이 있다. '중동냉전과 나세르의 적극적 중립주의'등 논문도 다수 있다. 현재 한국외교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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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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