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종칼럼]길을 나서기 전에 준비할 것

"진실성은 지식과 역량보다 더 중요"

정기종 승인 2024.10.03 05:24 의견 0
다이아몬드처럼 변하지 않는 진실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인간관계의 근본이다.


[정기종 전 카타르 대사] “이겨놓고 싸운다” 또는 “모든 것은 준비에서 결정된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보이스카우트의 표어가 “준비(Ready 또는 Be prepared)”라는 것에는 의미가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일하기 위해 길을 나서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은 많다.

광화문의 어느 유명한 사진관 주인아저씨는 여권용 사진을 찍으러 오는 젊은이들에게 가끔 조언을 해주셨다. “멀리보면서 일 잘하고 오라”고 하면서 “발밑에 돌뿌리를 조심하는 것을 잊지 말라”고 했다.

평범한 것 같지만 중요한 조언이다.

근대 영국의 외교관이자 학자인 해럴드 니컬슨은 이상적인 외교관이 갖춰야 할 7가지 덕목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이것은 해외에 나가면 누구나 민간외교관 역할을 하는 현시대에는 하나의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니컬슨은 첫째로 진실, 둘째로 정확, 셋째로 침착, 넷째로 성실, 다섯째로 인내, 여섯째로 겸손 그리고 일곱째로 충성심을 들었다. (Truthfulness, Precision, Calm, Good temper, Patience, Modesty, Loyalty)

어학이나 현지 문화 또는 전문지식 같은 것은 당연하지만 그 이상의 것들을 말하고 싶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식과 역량은 전공분야에서 일하는데 필수적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 이상의 덕목들이 필요하게 된다. 중요한 순간에 나오는 것은 본능적인 자신의 내면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누구도 자신할 수 없을 만큼 배워 익히기가 어렵기 때문에 항상 마음에 담아 두어야 하는 것들이다.

강의실에서 첫 번째 덕목인 진실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물어보면 학생들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정의를 내린다.

니컬슨도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글의 맥락을 따라가면 그의 대답은 “변함없는 사람, 한결같은 사람”이라는 것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결혼식에서 신랑과 신부는 불변의 상징과 같은 다이아몬드 반지를 주고받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것이 인간관계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여러 면에서 우리와 다른 수많은 사람을 상대하게 된다. 그렇지만 종국에는 국적과 인종은 달라도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모습은 모두가 같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따라서 믿을 수 있는 진실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 간에 신뢰감이 있어야 비로소 사업이나 협상과 같은 중요한 일들을 함께 할 수 있다. 이것은 지식과 역량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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