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읽어주는 고사성어](36) 회자인구(膾炙人口)

누구나 다 칭찬한다

배태훈 승인 2022.11.17 07:00 의견 0
[아빠가 읽어주는 고사성어]


[나눔경제뉴스=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석진이는 아빠하고 먹었던 것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이 뭐야?

오늘은 음식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맹자-진심장구' 하편에 있는 이야기를 하나 해주려고 해. 잘 들어봐.

공자의 제자 중에 증석(曾晳)이라는 사람이 있었어. 증석의 아들 증삼(曾參) 역시 공자의 제자였다. 증석은 양조(羊棗)라는 산열매를 즐겨 먹었어. 아마 증삼도 그의 아버지와 양조 열매를 즐겨 먹었을 거야.

증석이 나이가 많아 세상을 떠난 뒤에 그의 아들 증삼은 아버지가 평소에 즐겨 드시던 양조 열매를 먹지 않았어. 증삼은 왜 양조 열매를 먹지 않은 걸까?

석진이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럼, 증삼이 왜 양조 열매를 먹지 않았는지 이야기를 계속 들려줄게.

시간이 흐른 뒤에 전국시대에 이르러 맹자의 제자 중 공손추(公孫丑)가 이때의 일을 생각하고 맹자에게 질문을 했어.

“스승님. 회자(膾炙)와 양조 중 어느 것이 더 맛이 좋습니까?”

여기서 말하는 회자는 잘게 썬 고기를 구운 요리를 말해.

맹자는 이렇게 말했어.

“양조 열매보다는 회자를 더 좋아하지. 회자를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느냐?”

그랬더니, 공손추가 다시 맹자에게 물었어.

“스승님, 그렇다면 공자의 제자였던 증석과 증삼도 회자를 좋아했을 거 같아요. 그런데 증삼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 왜 유독 양조 열매만 먹지 않은 걸까요?”

생각해보니까, 공손추의 말에 일리(一理)가 있는 거 같아.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음식이 양조 열매만이 아니니까. 맹자는 공손추에게 뭐라고 대답했을까?

맹자는 공손추의 눈을 보면서 이렇게 대답했어.

“회자는 누구나 다 좋아하는 음식이지. 하지만 양조 열매는 증석이 특별히 좋아하는 맛이었기 때문에 증삼이 먹지 않은 것이다.”

회자는 모두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음식을 먹을 때는 특별히 아버지가 생각나지 않겠지만, 아버지가 특별히 좋아하셨던 양조 열매를 먹을 때 유독 아버지의 생각이 나니까 그랬던 거 같아.

맹자와 공손추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누구나 좋아하는 회자의 이야기를 회자인구(膾炙人口)라는 사자성어를 쓰면서 누구나 다 칭찬한다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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