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읽어주는 고사성어](32)단사호장(簞食壺漿)

소쿠리 밥과 장국 한 종지, 아주 형편없는 음식

배태훈 승인 2022.10.20 07:00 의견 0
[아빠가 읽어주는 고사성어]


[나눔경제뉴스=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명의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뭐야?

그렇구나. 오늘은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주려고 해. '좌전'에 있는 이야기야.

소공(昭公)이 노(魯)나라의 왕으로 있을 때, 귀족 중에 계손씨가 반란을 일으켰어. 반란을 예상하지 못했던 소공은 아무 것도 챙기지 못하고 황급히 제(齊)나라로 도망을 갔어.

한 나라의 왕이었던 소공은 자기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도망을 갔는데, 이때 마음은 어땠을까?

목숨이 위태로워 쉬지도 못하고 도망하던 소공 왕은 몸도 마음도 힘들었어.

제나라의 왕인 제경공(齊頃公)은 소공이 도망을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고자(高子)와 국자(國子)와 함께 마중을 나왔어. 제나라와 진나라는 서로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나봐.

소공은 제경공과 고자와 국자를 만나자 안심이 되었어. ‘이제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인지.

그런데, 고자의 손에는 밥 도시락(단사, 簞食)이 있었고, 국자의 손에는 물통(호장, 壺漿)이 있었어.

고자와 국자는 소공을 맞이하는 자리에 왜 도시락을 가지고 온 것일까?

제경공이 황급하게 도망을 나온 소공이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힘들게 제나라까지 온 것을 알고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 미리 음식을 준비해가지고 오라고 한 것이었어.

간단한 음식이었지만, 그것은 제경공이 소공에게 관심을 가지고 배려한다는 마음이 담겨져 있었어.

아하! 그렇구나! 제경공은 지혜로운 사람이었구나!

밥 도시락과 물통은 왕을 대접하기에 아주 형편없는 음식이었지만, 반란을 피해 도망친 소공에게는 아주 귀한 음식이었지.

소공은 자신에게 베풀어준 제경공의 대접에 감사의 말을 전했어.

이렇게 작은 것이지만, 그 안에 환영의 뜻이 담겨져 있는 경우에 사람들은 단사호장(簞食壺漿)을 이야기하면서 소공을 대접한 제경공의 이야기를 전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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