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로] 44년만의 비상계엄
나락으로 떨어지는 한국경제 책임은 누가지나
민생보다는 정권 잡기에 여념없는 정치권에 분노
차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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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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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경제뉴스=차석록 편집국장]1979년 10월27일. 눈을 떠보니 온나라가 발칵 뒤집어져 있었다. 44년 전 10월 26일, 이른바 10·26사태로 불리는 고 박정희 대통령 피격사건이 발생하면서 비상계엄이 선포됐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재수생이었다. 비상계엄 아래서 나나 동료 재수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대학입시가 정상적으로 치뤄지느냐에 있었다. 다행스럽게 대학입시는 그대로 진행되면서 나는 대학생이 될 수 있었다.
지금의 1030세대들에게는 10·26사태나 비상계엄은 옛날 이야기다. 최근 영화(서울의 봄)가 나왔기에 그런 일도 있었구나 정도일듯 하다.
당시 비상계엄 시국은 살벌했다. 고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등 많은 정치인들이 강제로 끌려갔고, 국민들은 외출도 자제하며 숨 죽이며 살았다.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군사정부 시절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10·26과 비상계엄을 경험한 나와 동시대를 겪었다. 비상계엄의 엄청난 위력을 안다.
나는 그때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은 물론 나라의 국격이 어떻게 추락하는지 알지 못했다. 경제활동을 할 나이도 아니었고, 앞서 말한데로 오로지 대학 입시에 몰두했다.
추정컨데, 1학년 법대생였던 윤대통령도 당시 비상계엄이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처음에는 해프닝처럼 보였던 6시간 비상계엄의 후폭풍은 정말 무섭다. 아니 공포스럽다.
증시는 날마다 폭락하고 환율이 폭등하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해외 자금은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세계 10위의 경제강국인 대한민국이 여행 위험국이 되는 치욕을 당하고 있다.
퇴직후 퇴직금 절반 이상을 주식 시장에 넣어놓고 있는 지인은 요즘 밤 잠을 설치고 있단다. 자녀를 유학보낸 또다른 지인도 스마트폰으로 환율을 보며 한숨을 쉬는게 일이다.
기업들은 그렇치 않아도 힘든 대내외 환경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말그대로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일감이 많았던 한 중소철강 가공 공장은 며칠전부터 일이 없어서 직원들을 청소만 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이 좀 더 지속되면 그 공장 대표는 문을 닫거나, 생존을 위해 직원들을 내보내는 조치를 취할 것이다. 이런 중소기업들의 신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대기업들도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면서 비용을 줄이고, 구조조정이 불을 보듯 뻔하다. 연쇄적으로 납품 중소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거리에는 IMF (국제통화기금) 위기때처럼 실업자들이 넘쳐날 수 있다.
많은 국민들이 "도대체 왜 그랬냐"고 묻고 있다. 답은 들리지 않는다. 이미 치명적 영향을 받고 있는 한국 경제(개인·기업의 손실)에 대한 책임은 도대체 어떻게 지을 생각인지 묻고 싶다. 분노가 치민다.
더 분노가 치미는건 정치권이다. 나라 경제에 대한 걱정보다 기회를 틈타 정권을 잡으려하고, 한쪽은 이를 막으려는 이전투구를 하고 있다. 합심해 위기를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려는 모습은 눈꼽만큼도 없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정치는 4류"라고 말한지 30년 다 되가는데도 정치는 여전히 4류다.
나눔경제뉴스 대표기자 차석록입니다. 좋은 기사를 전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곳곳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 베풀고 나누는 사회적 기업을 조명하겠습니다.파이낸셜뉴스 등 그동안 취재 현장에서 발로 뛴 경험을 젊은 후배들과 공유하겠습니다. 충암중, 명지고, 그리고 중앙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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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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