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종칼럼] 카이로의 수화(手話) 식당
"차세대를 이끌 청년들의 사회적 의식 높아져야"
정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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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0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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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전 카타르 대사] 우리나라를 포함해 경제선진국에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주목하는 추세가 높아지고 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정부와 기업의 굿 거버넌스를 강조하는 이유는 지구적 차원에서의 동반성장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다.
존경받는 기업이 많아질수록 정부의 거버넌스도 동력을 얻게 되고 그로 말미암아 차세대를 이끌 젊은 청년들의 사회적 의식도 높아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국가의 질적, 양적 양면에서의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 수화로 주문하는 식당이 있었다. 종업원 모두가 귀가 들리지 않거나 발음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눈 이외에는 손님과 의사소통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식당의 벽에는 주문을 위한 안내 사진이 붙어 있었다. 음식의 종류와 1부터 10까지 숫자를 손으로 표현할 수 있는 수화표다. 만일 손님들이 이런 불편함이나 독특한 분위기를 꺼린다면 식당운영은 불가능 할 것이다.
그렇지만 종업원과 손님은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다른 식당들과 마찬가지로 영업은 순조로웠다.
이집트의 경제 수준은 낮은 편이다. UN 경제지표에 의하면 2021년 1인당 GDP는 3,163불이다. 인구는 1억 425만 명에 달하지만 부존자원이 거의 없고 경제발전에 동력이 될만한 산업화 비율은 낮기 때문이다.
도시의 풍경이 화려함으로 가득 차 있지 않아도 고대문명의 역사문화 유적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이집트에는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모인다.
압도적인 규모의 고대 유적들은 이집트를 ‘여행자의 종착역’이라고 불리게 한다. 이집트를 먼저 본 후에 다른 나라의 유적을 보면 실망한다는 다소 과장이 섞인 표현이다.
크루즈 선박을 타고 나일강을 따라 내려가 영국의 작가 아가사 크리스티가 추리소설을 쓰던 윈터 팰리스 호텔에서 묵는 것은 유럽 관광객들의 로망이다.
알렉산더 대왕이 동방원정을 떠나기 전 신탁을 받았던 '시와 오아시스'(Siwa Oasis)를 찾아 사막 한가운데 수십만 그루의 야자나무 숲속에서 쉴 수도 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카이로는 교통혼잡과 소음 그리고 낮은 청결도로만 알려지기 쉽다. 관광객에게 접근하는 호객꾼들 때문에 불쾌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유구한 역사문화와 수화 식당과 같은 인간미를 품고 있어서 이집트 여행을 좋아하는 외국인들도 많이 있다.
동국대 행정학과, 연세대 행정대학원 외교안보전공, 성공회대 국제문화연구학과를 졸업했다. 외교부 입부 후 카이로 대학과 American Univ. in Cairo에서 수학했다.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레바논, 일본, 아랍에미리트, 투르크메니스탄에서 근무했다. 주 카타르 대사로 퇴임했다. 대한민국 홍조근정훈장과 카타르 국왕훈장(Sash of Merit)를 수여 받았다. 저술로는 '석유전쟁', '외교관 아빠가 들려주는 외교이야기', '마하나임'이 있다. '중동냉전과 나세르의 적극적 중립주의'등 논문도 다수 있다. 현재 한국외교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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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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