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읽어주는 탈무드] (24) 잃어버린 물건

배태훈 승인 2023.08.31 09:00 의견 0
[아빠가 읽어주는 탈무드]


[나눔경제뉴스=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어떤 랍비가 로마에 갔어.

그때 거리에 사람들이 모여들었어. 마을 입구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포고문(布告文)이 붙어 있었어. 포고문은 왕이 일반 백성들에게 왕이 결정한 일들을 알려주는 글이었어.

포고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어. “왕비가 아주 비싼 목걸이를 잃어버렸다. 30일 이내에 그것을 발견한 자에게는 큰 상을 주겠다. 하지만 만약 30일 이후 그것을 가지고 있는 자가 발견되면 사형에 처할 것이다.”

왕비는 어떻게 하다가 목걸이를 잃어버렸을까?

사람들마다 왕비의 목걸이를 찾기 시작했어. 30일 이내에 목걸이를 찾으면, 큰 상을 받을 수 있잖아. 그리고 30일 이후에 혹시 자기 집에서 목걸이가 발견되면 죽을 수도 있으니까 모두 목걸이를 찾았지. 왕비의 목걸이를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

랍비는 시장을 지나서 숙소에 가다가 반짝거리는 왕비의 목걸이를 우연히 발견했어. 보자마자 왕비의 목걸이라는 것을 알았지. 랍비는 큰 상을 받을 수 있었어.

하지만 곧바로 왕에게 가지 않았어. 왜! 랍비는 왜 왕비의 목걸이를 곧바로 가지고 가지 않았을까? 랍비는 왕비의 목걸이를 왕비에게 주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왕비의 목걸이를 찾았다고 알리지도 않았어.

30일이 되는 날, 사람들마다 웅성거렸어. “이제 어떻게 해. 내일이 되면 왕비의 목걸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죽잖아.”

랍비는 30일이 지날 때까지 가지고 있다가 30일이 지난 다음 날, 왕비의 장식물을 가지고 갔어. 그리고 왕비에게 장식물을 줬어. 정말 궁금하네. 왜 랍비는 30일이 지난 다음에 가지고 갔지. 그러면 왕이 목걸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죽는다고 했는데.

왕비는 자신의 목걸이를 찾아서 기분이 좋았어. 그런데 궁금한 점이 있었어. 왜 30일이 지난 다음 날에 이 물건을 가지고온 것일까. 그 전에 가지고 왔으면 엄청 많은 상을 받을 수 있었 잖아.

왕비도 아빠처럼 정말 궁금했나봐! “당신은 30일 전에 왕께서 포고문을 내릴 때 여기에 있었나요?”

그러자 랍비는 대답했어. “네” 왕비는 포고문의 내용을 확인해줬어. “그럼 30일 이후에 이 장식물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어떤 벌을 내리는 줄 알고 있나요?”

랍비는 이번에도 “네” 하고 대답했어. 왕비는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했지. “내가 궁금한 것이 있는데, 이 물건을 왜 30일까지 가지고 있다고 지금 가지고 온 것이에요?

만약 당신이 어제라도 이것을 가지고 왔다면 큰 상을 받았을 것이요. 그런데 지금 당신은 상 대신 죽음을 받아야 할 지경에 처해 있어요. 목숨이 아깝지 않나요?”

그러자 랍비는 조용히 왕비에게 이야기했어. “왕이 내린 포고문의 내용처럼 30일 이내 이 물건을 저를 포함해서 그 누군가가 왕비에게 가지고 왔다면 사람들은 왕을 두려워하든지 아니면 왕께서 내리신 큰 상에 욕심을 부린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제까지 기다렸다가 오늘 가지고 온 것입니다. 저는 왕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왕께서 내리신다는 큰 상에도 욕심이 없습니다. 제가 두려워하는 분은 오직 하나님입니다. 이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아하! 랍비는 성경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잖아. 유대인들이 믿는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책이 바로 성경이거든. 성경에 기록된 것을 믿고 있는 랍비는 사람들보다, 한 나라를 다스리는 왕 보다 하나님을 믿고 두려워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싶었던 거였어.

생각해보니까, 랍비는 정말 멋진 사람이었네. 이 말을 들은 왕비는 이렇게 이야기했어. “아! 당신이 두려워하는 하나님, 그 하나님을 믿는 당신에게 큰 존경을 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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