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읽어주는 고사성어](40) 오합지졸(烏合之卒)

까마귀를 모아 놓은듯 형편없는 군대

배태훈 승인 2022.12.15 10:05 의견 0
[아빠가 읽어주는 고사성어]

[나눔경제뉴스=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정호는 까마귀를 본 적 있어?

아빠는 까마귀를 본적이 있는데, 까마귀는 무리를 지어서 다니더라고. 그런 모습들을 보고 까마귀떼라고 이야기하는데, 오늘 이야기에 까마귀 이야기가 나와. 오늘 들려주는 이야기는 '후한서'에 나온 이야기야.

하북성 상곡을 다스렸던 경황(耿況)에게는 경엄(耿弇)이라는 아들이 있었어. 경엄은 똑똑했어. 싸움도 잘하고 주변의 상황을 잘 살필 줄도 알았지.

21살의 어린 나이였지만, 많은 군사들을 이끌고 적들을 이겨낸 용감하고 훌륭한 사람이었어. 정호도 경엄처럼 용감하고 훌륭하게 자라면 좋겠어.

그때 왕랑이라는 사람은 스스로 하늘의 아들이라 칭하면 황제가 되려고 했어. 어떤 사람들은 왕랑을 따르기도 했고, 어떤 사람들은 왕랑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면서 그를 벌해야 한다고 했어.

정호는 자기 스스로 자랑하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

만약에 왕랑이 살고 있던 이 시대에 정호가 있었다면, 왕랑의 편이 됐을 것 같아, 아니면 왕랑을 벌해야 한다는 편에 섰을 것 같아? 그리고 그 이유는 뭐야?

그렇구나! 경황은 왕랑이 헛소리를 한다며 왕랑을 벌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어느 날, 경황은 왕랑(王郎)을 혼내주기 위해서 아들 경엄을 보냈어. 경엄은 많은 군사들을 이끌고, 왕랑의 군대가 있는 곳으로 가고 있었어.

그런데, 왕랑이 스스로 황제가 되었다는 소식이 들렸어. 경엄의 군사들 중에서 송창과 위포라는 사람이 그 소리를 듣고 황제가 된 왕랑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어.

송창과 위포는 왕랑을 혼내주려고 가는 군대에 있었지만, 왕랑이 황제가 되는 것에 찬성을 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아. 이 소식을 알게 된 경엄은 어떻게 했을까?

경엄은 송창과 위포를 곧바로 혼내줄 수 있었지만, 그들을 조용히 불러서 이야기했어.

“왕랑이라는 사람은 원래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저 도둑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을 속이고 스스로 하늘의 아들이라고 떠들고 다닌 것입니다."

"내가 왕랑이 있는 곳으로 가는 날이면 왕랑의 군대를 단숨에 무찌를 것입니다. 왕랑의 군대는 까마귀들이 모여 있는 것(오합지졸, 烏合之卒)과 같습니다. 마치 썩은 나뭇가지를 꺾듯이 이길 것입니다. "

"왕랑을 포로로 잡을 것이니, 왕랑을 따른다는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왕랑과 같은 편이 된다면 나에게 죽음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경엄이 경고했지만, 그들은 경엄의 군대에서 달아나 왕랑에게 갔어. 경엄은 그들은 붙잡을 수 있었지만, 잡지 않고 군대를 이끌고 느긋하게 왕랑의 군대가 있는 곳으로 갔어. 그 뒤에 어떻게 됐을까?

경엄은 싸우는 전쟁마다 승리했어. 왕랑의 군대는 싸울 때마다 졌지. 왕랑의 군대는 여기저기에서 모인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제대로 훈련도 되어 있지 않고 서로 잘 맞지도 않았어.

군대의 숫자는 많았지만, 제대로 싸울 수 없었지. 이런 모습을 보고 경엄이 오합지졸(烏合之卒)이라고 말한 거야. 까마귀들이 많이 모여 있어봤자 사람들을 상대로 제대로 싸울 수 없다는 의미인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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