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읽어주는 고사성어] (25)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은 높아지고 말이 살찌는 계절, 가을을 뜻함

배태훈 승인 2022.09.01 07:00 의견 0

[아빠가 읽어주는 고사성어]


[나눔경제뉴스=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오늘 아빠가 세현이에게 들려줄 이야기는 중국 당나라의 시인 두심언의 ‘시’에서 나온 내용이야.

두심언이 살았던 시대에는 북쪽에 초원을 누비면서 유목 생활을 했던 사람들이 살았어. 이 사람들을 흉노족이라고 말했어.

흉노족은 지금 몽골 지역에서 살던 사람들이었어.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말을 잘 탔고, 말을 달리면서 활 쏘는 솜씨도 대단했지.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봄과 여름에는 푸른 초원을 찾아다니면서 말과 가축들이 풍성히 풀을 먹을 수 있도록 했지. 그리고 가을이 되면 먹을 것이 더 많아져서 말과 가축들이 살과 근육이 올라와서 추운 겨울을 견디기에 충분했어.

TV에 보면, 몽골 지역의 넓은 들판에 푸른 하늘이 펼쳐진 풍경들이 아주 평화로워 보여. 하지만, 두심언이 살던 시대에 사람들도 많아지고, 말과 가축들이 많아지니까 겨울에 먹을 것이 부족했어.

어떤 해에는 한 겨울이 되기 전에 먹을 것이 없어지는 경우도 생겼어. 그래서 흉노족들은 겨울이 되면 부족한 식량을 빼앗기 위해서 남쪽으로 내려갔어. 남쪽에 있던 나라는 어디였을까?

맞아. 중국의 북쪽 변방이었어. 흉노족은 중국의 마을들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죽이고, 식량과 가축들을 빼앗았어. 심지어 사람들도 잡아갔어.

흉노족이 계속 쳐들어와서 성벽을 쌓고 군사들이 지켰지만, 흉노족을 완전히 몰아낼 수 없었어. 매년 흉노족들의 침입 때문에 백성들이 고통을 받았어.

세현아! 매년 괴롭힘을 당하면, 백성들은 풍성한 가을이 되면 어땠을까?

천고(天高)는 하늘이 높고, 마비(馬肥)는 말이 살이 찐다는 말이야. 가을은 이렇게 좋은 계절이지만, 중국 북쪽 변방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풍성한 가을이 되는 것이 싫었어. 가을이 지나면 곧 흉노족이 쳐들어오기 때문이야.

흉노족과 국경이 붙어있는 나라들이 더 높은 성벽을 쌓아 침략을 막으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만리장성도 진시황이 흉노족들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 세운 거야.

중국 황실에서 흉노족을 막기 위해서 군대를 파견했는데, 두심언은 흉노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떠나는 소미도를 보내면서 시를 썼는데, 그 시에 천고마비(天高馬肥)라는 글이 나와.

사람들이 ‘천고마비’를 아름답고 풍성한 가을을 나타내는 말을 사용하지만, 당시에 살고 있었던 백성들에게는 곧 닥칠 흉노족의 침입을 대비해야 하는 참담한 심정으로 받아들였어. 이렇게 고사성어에는 좋은 뜻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가 아주 슬픈 이야기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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