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훈의 행복이야기](59)가부장적인 조선시대에 남편도 태교를 했을까?

배태훈 승인 2021.04.01 21:34 의견 0
[배태훈의 행복이야기](59)가부장적인 조선시대에 남편도 태교를 했을까?


"가부장적인 조선시대에 남편도 태교를 했을까?"

'태교신기'의 기록을 보면, “아버지가 낳고, 어머니는 기르고, 스승이 가르치는 것은 모두 하나의 일이다. 명의는 병이 생기기 전에 미리 다스리고, 잘 가르치는 자는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한다 하였다.

그런즉 태어나서 받은 스승의 10년 가르침보다 어머니의 뱃속에서 열 달 동안의 기름이 낫고, 어머니의 열 달 가르침보다 아버지의 낳음 하루가 더욱 중요하다”고 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도 중요하다는 것을 예부터 잘 알고 있었다. 이렇게 아버지도 태고에 힘썼다.

임산부에게 '태교신기'에 나온 내용을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모두가 책의 내용을 보더니, 태교신기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을 비교하면 제대로 태교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어떤 임산부는 태교신기에 있는 것을 그대로 실천하려면 산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엄마 뱃속에서 아이는 오롯이 엄마를 통해서 신체적인 것, 정서적인 것, 지능적인 것 등 모든 것을 받는다. 엄마와 태아가 모든 부분을 공유한다. 다른 시기도 중요하지만, 이 시기에 엄마가 정서적으로 불안하거나 음식을 제대로 못 먹게 되면 곧바로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 10달 동안 계속 함께하기 때문에 산모는 매일매일 생활하는 게 힘들다.

산모들이 공통적으로 이렇게 이야기한다.

“산모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기는 하지만, 24시간 계속 그럴 수 없잖아요. 풀어지는 때도 있어요.”

그래서 임산과 태교, 육아에서 아빠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 여러 가지 태교에 대한 정보들이 있는데, 태교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임산부가 평온한 마음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다. 임신을 했을 때부터 부모의 역할이 시작된다.

엄마만 뱃속에서 열 달 동안 키우는 것이 아니다. 아빠가 엄마처럼 24시간 아이와 함께하지 못하지만,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 임산부가 편안하게 감정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아빠도 항상 평온한 마음과 자세를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어떤 태교 행위보다 중요한 것이다. 아이는 엄마 혼자 키우는 게 아니라 부모가 함께 키우는 것이다.

엄마의 감정은 아이에게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에 아주 빠른 시기부터 느낄 수 있다. 청각기능은 임신 20주부터 형성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실제로 엄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엄마의 목소리에 익숙하기 때문에 그 목소리에 안정을 찾는 경우들이 많다. 또 일정하게 뛰는 엄마의 심장 소리에 안정감을 찾는다. 불규칙하게 심장이 뛰면 아이도 함께 불안하게 된다.

아이는 아빠의 목소리에도 반응을 한다. 아이의 입장에서 엄마가 아빠랑 있을 때 감정적으로 보다 편안하게 있는 상태에서 아빠의 목소리를 듣고 편안하게 느낀다. 그 이유는 반복적으로 아빠의 목소리를 들어서 그 목소리를 알아듣는 것이고, 아빠의 목소리가 엄마의 목소리보다 저음이기 때문에 더 편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임신한 상태에서 엄마와 아빠가 다투거나 감정적으로 좋지 않게 되면 그대로 아이에게 전해진다. 아이가 다 듣고 있기도 하고, 엄마가 심리적으로 좋지 않으니까 아이에게도 좋지 않다. 이런 일들이 반복하게 되면, 아이가 뱃속에서 굉장한 심리적 압박을 받게 된다.

특히 엄마가 정신적인 충격이 크게 되면 유산하게 되는 경우들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임신 중에 엄마가 태교를 잘 해야 되는 것도 있지만,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남편들은 이런 사실을 잘 모른다. 잘 하는 남편도 꾸준히 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필자도 태교에 그리 잘 하지 못했다. 가끔 태교동화를 읽어주고, 음악을 같이 들었다. 뱃속에 아이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도 했는데, 지금 이야기하는 것처럼 아내의 심적인 상태가 안정적이고 평안하게 하기 위해서 신경을 쓰지는 않았던 것 같다.

어떤 태교를 하는 것보다 더 좋은 건 산모가 열 달 동안 즐겁게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좋은 태교다. 부부가 더 사랑하고 배려하고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는 것이 좋은 태교다. 태교에 좋다고 이것저것 하면서 산모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 더 좋지 않은 태교를 하는 것이다.

육아의 시작은 엄마의 뱃속에서 아이가 자리를 잡을 때부터 시작됩니다. 열 달 동안 엄마와 함께 지내는 모든 시간이 태교다. 산모는 편안하게 안정적인 게 제일 좋다.

배태훈 다함께연구소 소장, 아동청소년상담심리 허그맘 자문위원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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