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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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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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로=반려동물, 그리고 가족
[나눔경제뉴스=차석록 편집국장] 최근 아내는 친지나 지인들로 부터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 영상이나 사진을 받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지난해 새 가족이 들어온 바로 위 언니는 며느리가 데려온 강아지에 흠뻑 빠져서 마치 손주를 보듯이 영상통화(?)를 할 정도로 이뻐 한다. 아들며느리가 반나절 이상을 운전해서 가야만 하는 본가를 찾을때 강아지를 데려가지 않으면 대접을 받지 못할 정도다.
최근 아내의 지인은 분양받은 아기 고양이에게 역시 흠뻑 빠졌다. 그 분도 언니처럼 아기 고양이의 영상이나 사진을 보낸다. 그 지인의 가족들 모두 아기 고양이의 재롱과 사랑스러움에 어쩔줄 몰라한다고 한다.
나도 집사람의 휴대폰을 통해서 아기 고양이의 모습을 보곤 "우리도 한마리 분양받을까?" 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귀여운 녀석였다. 우리 부부는 털 날리는게 싫어서 반려동물을 키우지말자는 구두협약(?)을 맺고 있었는데, 그것을 깨자고 제의를 할 뻔 했다.
주워와 키운 '카랑코에'. 1년만에 따듯한 실내에서 꽃을 피웠다.
집사람은 반려동물 대신 꽃과 나무를 10여년전 부터 키우고 있다. 아파트 베란다는 작은 숲이다. 눈뜨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제일 먼저 베란다를 찾아서 꽃과 나무들의 상태를 보고 물을 준다. 그리고 꽃이라도 피면 "어머 이뻐라" 환호한다. 눈에는 꿀이 뚝뚝 떨어진다.
작년에 버려진 꽃 한포기를 주워와 정성스럽게 보살핀 녀석이 1년만에 봉우리를 세우더니 얼마전 꽃을 피우자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나와 다투기라도 하면 집사람은 베란다에 가서 몇시간이고 나오지 않는다. 마음의 안식처이고 힐링 장소다.
코로나19가 1년이나 지속되면서 '코로나블루'('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가 크게 늘었다. 워낙 많이 쓰이다보니 국립국어원은 ’코로나 블루’를 우리말 ‘코로나 우울’로 대체했다.
건강보험 공단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가 지난 3~7월 7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 5만명 넘게 늘었다.
코로나19로 계속 집에 있다보니 부부간의 불화가 커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실제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이혼이 크게 늘었다. 영국의 대형 로펌은 이혼 소송 문의가 전년동기대비 122%나 증가했고, 미국의 이혼 상담 사이트는 최근 이혼 관련 매출이 34%나 증가했다고 한다.
또, 코로나19로 오랫동안 보지 못하자 아빠는 우울증, 아들은 실어증에 걸렸다는 호주 코로나 이산가족의 비극 보도가 나와 안타까움을 전했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가 12일 950명, 13일 1030명이나 나오면서 또 다시 긴장감이 커지고 스트레스는 더욱 늘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반려동물이나 반려식물로 부터 위안을 받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한편으로는 우리는 평생의 반려자나 가족으로 부터 받는 마음의 안정이나 기쁨이 더 소중함을 잊고 살지 않나 코로나19시대에 던져보는 질문이다.
나눔경제뉴스 대표기자 차석록입니다. 좋은 기사를 전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곳곳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 베풀고 나누는 사회적 기업을 조명하겠습니다.파이낸셜뉴스 등 그동안 취재 현장에서 발로 뛴 경험을 젊은 후배들과 공유하겠습니다. 충암중, 명지고, 그리고 중앙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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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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