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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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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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로 -2020년의 결혼식 풍경[그래픽=차민수기자]
[나눔경제뉴스=차석록 편집국장] 주말 지인의 결혼식장을 찾았다. 주인공인 신랑 신부와 양가 부모를 제외하고 주례는 물론 모든 하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심지어 축가를 불러주는 신랑의 친구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불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는데도 다행(?)스럽게 이날 결혼식장은 하객들로 가득했다.
문득, 지난 3월 아들을 장가보낸 선배의 결혼식이 생각났다. 썰렁한 결혼식장은 물론 그나마 밥도 먹지 않고 도망치듯 가버린 하객들. 예식장 최소 기준인 100명을 개런티했던 뷔페 음식은 그대로 남았다.
그 때에 비해 사회적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한 이유도 있지만, 이제는 코로나19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고, 한편으로는 경계심이 느슨해지면서 극명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안타까운 점은 일생의 한번 뿐인 결혼식을 정상적으로 치루지 못한 신랑 신부들이다. 많은 사람들의 축복속 결혼은 고사하고, 제대로 진행이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스트레스 또한 적지 않았으리라.
생활이 넉넉치 못한 지인은 조만간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그에게는 코로나19가 문제가 아니다. 예상보다 많은 돈이 들어가는 혼수비용에 걱정이 태산이다.
요즘 많은 우리의 아들 딸들이 그러하듯이 학교를 졸업하고 일자리가 없어 알바를 전전하다가 간신히 직장을 구해도, 가난한 부모와 풍족치 못한 월급은 결혼을 차일 피일 미루도록 하고 있다.
이미 올라도 너무 올라버린 집값이나 전셋값은 그들에게 스스로의 힘으로는 미래를 꿈꾸기 조차 힘든 냉혹한 현실이다. 그러기에 부모 찬스가 더욱 절실해진다.
젊은 그들도 힘들지만 자식들의 결혼을 위해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가난한 부모들의 마음은 더욱 찢어진다.
2020년의 신랑신부들은 시간이 흘러 하얀 마스크로 가득찬 결혼식 앨범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려나.
힘들게 치뤄진 결혼식인 만큼 신랑 신부들이 어려움을 이기고 더욱 행복하게 살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나눔경제뉴스 대표기자 차석록입니다. 좋은 기사를 전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곳곳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 베풀고 나누는 사회적 기업을 조명하겠습니다.파이낸셜뉴스 등 그동안 취재 현장에서 발로 뛴 경험을 젊은 후배들과 공유하겠습니다. 충암중, 명지고, 그리고 중앙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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