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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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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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직장후배였던 A는 1년전 인생 2막을 자영업으로 시작했다.[그래픽=나눔경제뉴스]
자영업자들이 주52시간 근무에 이은 코로나19 여파로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사진=나눔경제뉴스DB]
[나눔경제뉴스=차석록 편집국장] 옛 직장후배였던 A는 1년전 인생 2막을 자영업으로 시작했다. 지난해 지방 대도시에서 전재산을 털어넣어 식당과 카페를 임대해 시작했다. 식당은 향후 프랜차이즈로 키운다는 꿈을 안고.
지방이라 쉽게 가지 못했던 그의 식당을 인근에 가야할 일이 생겨서 개업후 처음으로 찾았다. 오랜만에 본 그는 주방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고기를 손질하고 있었다. 낯선 모습에 당황한거는 오히려 나였다.
그는 오랜만에 본 선배에게 장사를 하면서 쌓인게 많았는지, 그동안의 힘들었던 과정을 폭풍처럼 쏟아냈다.
나름 상권도 분석하고 레시피도 연구하고 가격도 품질에 비해 착하게 책정해 장사 초기임에도 재미가 쏠쏠했다. 초기 장사가 제법되자 주변 경쟁식당들의 고발 등 시기로 애를 끓기도 했다.
그런 그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비켜가지는 못했다. 타깃층이었던 인근의 대기업 생산공장은 회식 금지령이 떨어졌고, 고스란히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는 주방장 대신 칼을 들었고, 아내는 카운터를 벗어나 앞치마를 두르고 서빙을 시작했다. 그는 식당을 하고 1년 넘게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고 한다.
원래는 쉴때는 쉬고 종업원들에게 맡겨서 좀 여유로운 삶을 기대했다. 고달픈 자영업자의 삶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아직은 이루지 못하고 있다.
카페와 식당 두곳의 월 임대료를 합치면 적지않은 돈이라 월말이 다가오면 잠을 설친다고 한다.
그는 최근 영업전략을 바꾸었다. 저녁 장사에서 점심 장사로 궤도를 선회하고, 거기에 걸맞는 만원짜리 새 메뉴 '왕갈비탕'을 개발했다.
A는 바닥을 찍고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고 한다. 연구하고 개발하고 공부하고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코로나로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힘들어 한다. 그럼에도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은 여전히 줄을서서 먹는다. 그런 집들의 공통점은 저렴하고 맛이 좋다.그리고 하루아침에 맛집이 된 것이 아니다.
골목식당들의 대부 백종원은 TV 방송에서 "손님들 입장에서 장사를 하라"고 식당 주인들에게 주문한다.
일본 장사의 신 '우노다카시'는 "어떻게 하면 손님들이 여기서(가게) 즐겁게있다 가게 할까?'를 고민하라고 식당 주인들에게 강조한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자영업자의 성공비결은 고객의 눈높이에 어떻게 맞추는야에 있는거 같다.
힘든 자영업자가 된 A에게 '참고 견뎌라'는 말 대신 '지금처럼 연구하고 개발하라'고 말하고 싶다. A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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