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로] 베란다의 봄

경제의 봄은 언제 오나

차석록 승인 2020.02.23 13:26 의견 0
작은 베란다 정원에는 계절보다 최소 한달이상 빨리 봄이 온다. [그래픽=나눔경제뉴스]
아파트 베란다 정원의 꽃 전령사들이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리고 있다.[사진=차석록]


[나눔경제뉴스=차석록편집국장] 봄이 다가왔음을 느낄때 쯤이면 집사람은 꼭 찾는 곳이 있다. 꽃시장이다.

올해도 예외 아니다. 주말 찾은 꽃시장에는 북적거릴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공포를 이기고 봄을 일찍 맞고픈 이들이 적지 않았다. 노랑 빨강 등 눈을 휘둥그레하는 형형색색의 화려한 꽃들이 미모를 뽐내며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 이쁘다" " 어떻게 키우면 이렇게 잘 컸을까?" 이때만큼 집사람이 수다스러울때가 없다. 두어시간 꽃시장을 돌고나면 나와 그녀의 손에는 한가득 작은 묘목들이나 봄 꽃들의 포트꾸러미들이 있다. 이때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래봐야 아이들 용돈수준이지만.

그녀는 집에 와서 몇시간을 베란다에서 나오지 않는다. 행복한 목소리가 들린다. "여보,이거봐 이거 만원주고 산건데, 이 분(화분)에 심으니 이렇게 이쁘잖아. "

그녀의 쉼터이자 책방이기도한 작은 베란다 정원에는 계절보다 최소 한달이상 빨리 봄이 온다. 이미 봄들의 전령사들이 줄줄히 "곧 봄이 옵니다"라고 말한다. 동백꽃은 붉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천리향은 베란다 넘어서까지 향을 뿜어낸다. 옹알옹알 구슬처럼 달려 있는 앵두나무, 수줍어 다소곳있지만 고운 자태를 숨길 수 없는 가고소앵초, 녹색 잎에 하얗게 펴 잘 조화가 된 조팝나무, 노란색 수선화, 목마가렛,

서울 서초구 양재동 꽃시장에 봄꽃들이 만발하다.[사진=차석록]


새해를 맞아 경기가 좀 나아질려나 했던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은 우울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입학과 졸업식 등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계절적 특수를 다 날려버렸다. 예약이 안되던 식당에는 "이제는 그냥 오면 된다"고 답한다.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기피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이들의 몫으로 떨어졌다.

이들 뿐이 아니다. 대기업인 항공사, 호텔, 여행사, 백화점,대형마트, 면세점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덩달아 식품,패션업체들도 불똥이 튀었다. 경제가 휘청거린다.

그러고보니 최근 한동안 봄이 실종된거 같다. 천안함 , 세월호 ,메르스(중동 호흡기증후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등 연이은 대형 이슈들은 경기 회복의 길목에서 발목을 잡곤 했다. 우리 경제의 봄은 언제 올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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