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로] 코로나19 검사 받던 날

차석록 승인 2020.09.16 16:44 의견 0
마곡로 - 코로나19 검사받던 날 [그래픽=차민수기자]


[나눔경제뉴스=차석록 편집국장] 살다보면 원치 않는 일을 겪는 경우가 왕왕 있다. 얼마전 저녁시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약간의 미열과 함께 살짝 몸이 쑤셨다. 내 이마에 손을 얹은 집사람은 "어머 열이 있어" 하며 걱정하는 눈빛이다.

온통 코로나세상이다 보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겁이 덜컥 났다." "설마 내가 무슨 코로나,그렇게 조심했는데.." 그래도 모르니, 내일 검사를 받기로 하고 네이버 검색창에서 '코로나19 증상'에 대해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37.5 도 이상의 고열과 근육통, 인후통, 구토와 설사...' 다행히 집에 있는 체온계는 37도 정도였고, 약간의 근육통외에는 일치하는 다른 증상이 없었다. 느낌으로는 몸살 초기 같았다.

기다림이 싫어서 선별진료소로 지정된 병원을 검색해 문의전화를 했다. " 오늘 토요일 저녁이라 응급실로 접수를 하셔야 하는데..8만원 정도나오고..또 검사비가 10만원이 넘습니다. 월요일 외래로 접수하시면 접수비는 2만원이면 됩니다" 친절한 병원 직원의 말에 일단 돈이 아까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문득, 보건소는 무료라는 말을 들은거 같아 확인했더니,역시 무료였다. 일단 그날 만나 식사를 했던 지인들에게 문자를 넣기 시작했다. 이래저래해서 검사를 받을 예정이니..알고 계시고 결과가 나오는데로 즉각 알려주겠다.

반응은 예상대로다. 일단 아닐거라고 하면서도 증상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 A, 괜찮겠지요, 하면서도 꼭 검사결과를 연락해 달라는 B. 그들에게 미안했다. 아들 녀석은 아빠 걱정보다는 "동네 1호가 되면 안되는데..." 한다.

일요일 아침 일찍 보건소를 찾았다. 검사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방송에서 나온대로 개인신상을 적고, "해외에 다녀온적 있느냐?","광화문 집회에 다녀왔느냐" 는 등 몇가지 질문에 답하고 보건소 요원들이 입안과 콧속을 휘저은 면봉 두개를 담았다. 검사 끝.

돌아오는 길에, 머리속은 별별 생각이 다들었다. 만일 코로나 양성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지. 그순간 가족들, 그리고 회사 동료들, 함께 어울렸던 지인들..."아...역적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저 멍했다.

일단 월요일 재택근무를 하기로 하고 회사 직원들에게 알렸다. 다음날 아침. 전날 몸살 약을 사다가 먹어서 그런지 열도 조금 내리고 컨디션도 비교적 괜찮았다. "그래, 그냥 몸살이야"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음성 통지를 받기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었다.

"설마, 다른 사람거와 실수로 바뀌어서 양성 판정하는거 아닐까"..별의별 어이없는 생각이 들었다.

보건소 보내온 검사 결과 문자


그때 문자가 들어왔다 [Web발신] OO △△보건소 입니다. 코로나19 검사 음성(정상) 확인되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빠른 통지였다.

만세. 그러면 그렇지. 역시 대한민국 K방역이야. 검사받은 이후에 자기들 방에 들어가 마주침을 피하던 아이들이 방에서 뛰쳐나오면서 문자를 확인하느라 소란을 폈다.

한번 떨어진후 붙은 대학입시 합격 소식 못지 않은 낭보였다.

요즘 더불어민주당의 통신료 2만원 지원과 국민의힘이 제안한 전국민 독감 백신 무료접종을 놓고 정치권이 논의중이다. 난 무료백신을 원한다. 통신료 2만원은 이미 지급받은 긴급재난지원금에 비하면 여당에 고마움을 느낄 규모가 아니다. 하루종일 스마트폰을 붙들고 사는 아이들에게도 2만원은 별로다.

지역마다 병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2만원대 후반에서 4만원까지 하는 독감백신 접종비를 내주는게 훨씬 방역 효과도 크고, 고마움도 느낄 것으로 본다.

이미 가을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독감바이러스가 동반 유행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난 또 다시 보건소를 찾지않기 위해 무료가 아니더라도 올해는 독감 백신접종을 꼭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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