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로] 선자령(仙子嶺)

차석록 승인 2020.01.29 15:11 의견 0
선자령은 가파르지않아 트레킹하기에 좋은 곳이다. [그래픽=나눔경제뉴스]
선자령 등산로 입구에 설치된 등산로 안내판[사진=차석록 편집국장]


[나눔경제뉴스= 차석록 편집국장] " 한반도 생긴이래 이런 겨울은 처음아니야?" 지난 설연휴기간에 찾은 강원도 선자령(仙子嶺)은 겨울이 아니었다.

선자령은 가파르지않아 트레킹하기에 좋아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곳이다. 높이는 1,157m. 대관령(832m) 북쪽에 위치하고, 백두대간의 주능선에 우뚝 솟아 있다. 일반인들은 4∼5시간이면 올라 갔다 내려올 수 있다.

선자령 자료를 찾아보니, 산 이름에 '산'이나 '봉'이 아닌 '재 령(嶺)'자를 쓴 유래는 알려지지 않았다. 1900년대에 편찬된 '사탑고적고(寺塔古蹟攷)'에는 보현산으로 써 있다. 산자락에 있는 보현사(普賢寺)의 기록을 전하는 '태고사법'에는 만월산으로 적혀 있다.

선자령 정상에 한쪽으로 쌓여있는 눈은 있었지만 대부분은 눈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당장 양떼를 풀어놓아도 될 정도로 목초지들이 펼쳐져 있었다. 마치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는 길목의 모습이다. 그날 선자령 정상 날씨가 영상 10도 가까이 오른데다, 바람도 없어 중무장한 등산복으로 더울 정도였다. 함께 간 지인들은 겉옷을 벗기도 했다.

등산로는 포근한 날씨에 얼었던 땅이 녹아서 질퍽질퍽 거렸다. 계곡의 눈 녹은 물이 흐르는 광경은 말 그대로 입춘(立春)이다. 수년전 설 때 찾았던 선자령 정상은 영하 20도.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거센 바람은 살을 도려내는 듯 했다. 그때랑 비교하면 기온 차이가 거의 30도다.

실제 올해 우리나라의 1월 기온은 기상관측 사상 가장 따듯했다. 우리나라 뿐이 아니다. 일본 오사카(大阪)도 1월 기온이 무려 19.1도까지 올라가며 104년 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지구온난화가 원인이라고 모두들 한마디씩 거들었는데, 앞으로 어떤 변화가 우리에게 닥칠지 알 수 없으니 두려움을 넘어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이미 따듯한 날씨 덕분(?)에 겨울철 장사는 모두 망쳤고, 관련기업이나 장사하시는 분들은 한숨만 쉬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선자령 등산객이 한산했다.

겨울 다운 겨울,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눈에 눈을 뜨지 못할 정도의 바람이 부는 선자령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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