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종칼럼] 성탄절과 ‘코리안 마돈나’ 그리고 AI

"분명한 지식과 도덕적 기준 가지고 있어야"

정기종 승인 2024.12.26 08:00 의견 0

[정기종칼럼]성탄절과 ‘코리안 마돈나’ 그리고 AI


[정기종 전 카타르 대사] ‘코리안 마돈나(Korean Madonna)’는 한국전쟁 중에 사망한 어느 한국 여인에게 미국인 기자가 붙여준 별명이다.

한겨울 추위에 아기를 살리려고 자신의 옷을 벗어 덮어주고 동사(凍死)한 이름 없는 한국 어머니에게 보낸 최고의 존칭으로 남아있다.

1950년 연말 1.4 후퇴를 앞두고 서울 철수가 임박한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다음 날 아침의 일이다.

동부 전선 명파천(明波川) 다리 밑에서 미국인 여선교사가 영하 20도 가까운 날씨에 맨몸으로 웅크린 채 동사한 어느 여인을 발견했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만삭(滿朔) 여인의 품에는 태어난지 얼마 안 되는 아기가 어미의 옷으로 온몸을 감싼 채 울고 있었다.

선교사는 여인의 시신을 인근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고 아기는 미국으로 데려가 양자로 키웠다. 그리고 아들이 12살이 되던 해 출생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들은 후에 한국에 와 어머니의 무덤을 찾아 옷을 벗어 무덤에 덮고 무릎을 꿇은 채 울었다.

이런 내용은 미국 기독교 잡지'가이드포스트(Guidepost)'1976년 1-3월호에 '한국의 마돈나'(Korean Madonna by Ruth Seamonds)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그리고 한국에서 장기간 사역한 미국인 반예문 신부가 이글을 보고 '한국의 마돈나'를 작사·작곡해 1978년 mbc 국제가요제에서 이광조 가수가 노래했다.

“하얀 눈이 얼어붙는 돌다리 아래에서 난 태어났다네....눈길 지나 다리 건너 어머님의 산소 찾아 난 갑니다. 얼마나 얼마나 추우셨을까 내가 입은 이 옷으로 누워계신 우리 엄마 따뜻이 주무시게 덮어 드려야지요.“라는 노래다.

코리안 마돈나로 불린 이름 없는 한국 어머니의 사랑도 세대를 넘어 후세에 전해졌다. 전쟁과 같은 극한 상황은 자신이 선과 악 중 어느 쪽에 속한 사람인지를 분명하게 알려 준다.

인터넷에 코리안 마돈나를 검색하면 유명 댄스 가수가 결과물로 나온다. 쳇GPT에 ”한국전쟁과 코리안 마돈나의 관계에 대해 알려줘.”라고 물으면 전혀 별개의 두 주제를 합친 결과물을 보여준다. 아직 까지는 AI(인공지능)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AI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결국 사용하는 인간의 최종적인 의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수많은 자료가 범람하는 현시대에 정확한 선택과 결정을 위해서는 분명한 지식과 도덕적 기준과 자신만의 정보 파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저작권자 ⓒ 나눔경제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