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분, 아이와 마음나누기] (11)책으로 아이와 마음 나누기

배태훈 승인 2021.11.11 08:10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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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0분, 아이와 마음나누기]


[나눔경제뉴스=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책으로 아이와 마음 나누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와 함께 책을 읽어야 합니다.

자녀가 어릴 때는 책을 읽어주고, 글을 읽을 수 있는 시기가 되면 같은 책을 부모도 읽으면 됩니다. 부모가 책의 내용을 모른 상황에서는 결코 마음 나누기를 할 수 없습니다.

미취학인 경우에는 부모가 책을 읽어주면서 책에 나오는 다양한 상황들로 마음을 나눌 수 있습니다. 유아기의 책들은 얇기 때문에 5분 정도면 한 권을 읽을 수 있습니다.

길어야 10분이면 충분합니다. 또 인성과 교훈 등 삶의 지혜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사람이나 동물들뿐만 아니라 지구의 피조물들이 주인공입니다. 부모가 주인공이 되어 흉내를 내고, 아이들이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 자녀가 주인공처럼 흉내를 낼 수 있도록 합니다. 책을 놀이처럼 이용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마음을 엽니다. 이때 자녀의 감정, 생각 등을 물어보세요. 자녀가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그 말에 공감하고, 부모가 언제든지 자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전하면 됩니다.

책을 읽다 보면 동사들이 나옵니다. ‘먹다’, ‘가다’, ‘놀다’ 등 동사를 따라 해 보세요. ‘먹다’라는 동사에는 자기가 먹고 싶은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먹는 시늉을 합니다. 표정도 진짜 먹는 것처럼 해보세요.

그러다가가 실제로 먹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춤을 춘다’는 동사가 나오면 일어나서 여러 가지 춤을 춰보세요. 부모가 먼저 해도 좋고, 아이가 먼저 해도 좋습니다. 함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으로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부모가 알아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아픈 이야기가 나오면, 실제 자녀가 아팠을 때 이야기를 해보세요.

그때 부모의 심정이 어땠는지 이야기를 해주고, 자녀에게는 얼마나 아팠는지 그 정도를 나눠보세요. 아플 때 가장 생각이 나는 사람이 누구인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등 자녀의 마음을 들여다보기에 좋은 시간입니다.

이때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빠보다는 엄마가 생각난다고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부모보다 할머니를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더라도 실망하지 마세요. 아이가 생각할 때 주양육자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니까요.

책을 다 읽고 나서 주인공은 그 뒤에 어떻게 됐을지 상상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대부분 책들이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가끔 슬프게 끝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인공은 어떻게 되고, 주인공을 괴롭힌 사람은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해보세요.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부모가 알 수 있습니다. 가끔씩 남자아이들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세요. 부모보다 아이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부모는 맞장구를 치고 귀를 기울여 들으면 됩니다.

아이가 글을 읽을 수 있게 되면,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것보다 자신이 직접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이때 큰 소리로 책을 읽으면서 동화구연을 하듯 다양한 변화를 주어 읽을 수 있도록 독려해 보세요. 아이의 감성이 풍부해질 것입니다.

책 읽기가 수월해지면, 정기적으로 가족들 앞에서 동화구현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아이는 발표력이나 자신감이 커집니다.

자녀가 읽는 책을 부모가 읽고 함께 이야기를 해보세요. 이 시기부터는 질문과 함께 부모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아이에게 교훈을 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부모가 일방적으로 많은 말을 하게 됩니다.

절대 그러면 안 됩니다. 부모가 마음을 여는 이야기를 먼저 하고 자녀가 충분히 자신의 마음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시간들을 많이 가지면 서로 신뢰가 생깁니다.

아이가 글을 쓰기 시작하면 읽은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한 줄 요약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으면 아이가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웁니다. 또 아이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글쓰기가 처음에는 힘들지만, 하다 보면 그 실력이 향상됩니다. 큰아이와 작은아이는 이 시기에 200자 원고지에 10분 동안 책의 내용이나 자신의 생각을 쓰는 연습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2장을 채우기도 힘들어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용도 분량도 늘었습니다.

고학년이 되고 청소년이 되면 독서를 통해 마음을 나누는 방법은 토론입니다. 저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나의 생각은 어떤지 이야기를 나눕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하는 이유를 서로 나누는 것입니다. 부모와 아이의 관점을 알아가는 시기입니다.

큰아이와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요즘 청소년들의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빠 입장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요즘 청소년들은 당연한 게 아니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조금 쉽게 이야기하자면 큰아이는 문화적인 부분에 있어서 저는 보수적인 편이고, 아이들은 굉장히 개방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아빠와 아이들 중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빠는 이쪽 끝에 있고, 친구들은 반대쪽 끝에 있어요.

저는 중간에 있는데, 아빠가 저를 볼 때는 굉장히 개방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친구들은 저를 굉장히 보수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가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야 할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독서로 아이와 마음을 나누는 방법은 이렇게 다양합니다. 부모마다 아이들마다 그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방법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소개한 방법들뿐만 아니라 더 좋은 방법들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아이와 대화를 하고, 그것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아동청소년상담심리 허그맘 자문위원)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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