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분, 아이와 마음나누기] (8) 저학년 자녀의 독서

배태훈 승인 2021.10.21 06:30 의견 0
[하루 30분, 아이와 마음나누기] (8) 저학년 자녀의 독서


[나눔경제뉴스=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스스로 책을 읽습니다.

책을 읽는 것이 익숙해진 아이들은 책 읽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많은 아이들이 미취학 때 소리를 내서 읽지만, 읽기 속도가 빨라지면서 소리 내서 읽지 않고 눈으로만 봅니다. 이렇게 눈으로만 볼 때 주의할 점은 많은 아이들이 정독하지 않고 훑어 읽는다는 것입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 어떻게 읽는지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훑어 읽기가 나쁜 것이 아니지만, 정독하는 것을 충분히 익숙한 후에 훑어 읽는 것이 좋습니다. 정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훑어 읽기만 하게 되면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책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책만 읽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책을 많이 읽지만, 책의 내용을 모르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책을 소리 내어 읽고, 책의 내용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면 좋습니다.

이때 국어책을 읽듯이 이야기하지 않고 감정과 느낌을 살려서 읽도록 하면 독서가 지겹지 않습니다. 학교에서도 공부시간에 이와 같은 학습을 합니다.

이런 학습을 학교에서만 하고 집에서는 전혀 하지 않습니다. 이 시기에 부모가 보다 적극적으로 가정에서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아이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요즘 학교에서 현장체험학습을 많이 해서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경험하기에 제한적인 것들이 많습니다. 이 시기에 다양한 분양의 책을 접하면 보다 많은 간접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알고 보이는 만큼 생각하기 때문에 사고력이 높아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책을 통해 간접경험이 많은 아이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하기도 합니다.

둘째 아이는 유독 제복을 입은 직업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저학년부터 군인, 경찰, 소방관 등의 책들을 많이 읽었습니다. 이 분야의 책을 섭렵한 작은아이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직접 이야기를 할 정도로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습니다.

이후에 다양한 직업군에 대한 책들로 넓히면서 뉴스에서 직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우리 부부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또 읽고 싶은 책들을 직접 골라 읽기도 했습니다. 가끔 어려운 책을 골라서 앞부분만 읽다가 보지 않은 책도 있지만, 스스로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국어책에 수록된 내용은 교과서 뒤 부분에 어떤 책에서 발췌했는지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책들을 아이와 함께 구매해서 읽으면 학습할 때에도 많은 도움을 줍니다. 이 외에 각 학년마다 추천도서가 있지만 아이에게 맞는 책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관심을 가지는 주제에 맞는 책을 찾아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책을 혼자 읽지만, 소리를 내어서 읽도록 합니다. 소리를 내어 읽으면 훑어볼 수 없고, 정독하게 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가 읽는 책을 읽어서 책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합니다.

또 아이가 설명하게 합니다. 점점 분량을 늘려가면서 글줄을 늘려갑니다. 저학년 때에 조금씩 책의 분량을 늘려가야 고학년이 되어서 두꺼운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책에는 여러 장이 있는데, 이 시기에 하루, 이틀에 걸쳐 읽는 연습을 합니다. 이렇게 해서 두꺼운 책을 읽게 되면 책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이 시기에 주의해야 할 점은 바로 만화입니다. 요즘 학습만화가 많이 나와 있는데, 이 시기에 학습만화를 보면, 일반 책을 읽기 어려워집니다. 대부분 아이들은 학습만화를 읽으면서 대사나 설명하는 글을 제대로 읽지 않습니다.

그림만 보더라도 대충 이야기의 흐름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정독하지 않습니다.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그림만 보면서 넘어갑니다. 그래서 대개 학습만화 경우 아이들이 짧은 시간에 몇 권을 읽습니다.

또 하나는 이 시기에 책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읽는 아이가 있습니다. 부모들은 책을 많이 읽는다고 좋아하겠지만, 한 번에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면 우리 뇌는 과부하가 걸립니다. 당시에는 책의 내용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잊어버립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이라는 학설이 있습니다. 뇌에 정보가 들어간 후 20분이 지나면 정보의 약 42%를 잊고, 1시간 후에는 약 56%, 하루가 지나면 약 74%를 잊는다고 합니다. 우리 뇌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분량이 있어서 계속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앞에 들어왔던 정보는 다 버립니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많은 책을 읽으면 그 내용은 아이의 머릿속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읽으며 뇌가 중요한 정보라고 인식해서 단기 기억에서 해마를 통해 장기기억으로 저장을 합니다. 이런 경우에 여러 권의 책을 한 번에 읽어도 아이의 머릿속에 저장됩니다.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아동청소년상담심리 허그맘 자문위원)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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