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분, 아이와 마음나누기](7) 미취학 자녀의 독서

배태훈 승인 2021.10.14 06:30 의견 0

[하루 30분, 아이와 마음나누기](7) 미취학 자녀의 독서


[나눔경제뉴스=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오래전부터 아이가 생기면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서 산모는 태교에 신경을 썼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바르게 하고 언행을 삼갔으며 먹는 음식도 가렸습니다.

우리 부부가 첫째 아이가 생겼을 때에는 부모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좋다고 해서 태교음악이나 태교동화가 유행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읽어보고 20년 이상 보지 않았던 동화책을 직접 사서 아내의 배에 대고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서는 아직 말을 떼지도 못했을 때에도 아이의 눈앞에 그림책을 보여주며 책을 읽어주던 때가 생각납니다. 아직 뭘 모른 때였지만, 책을 읽어주면 아이의 두뇌발달에 영향을 주고 똑똑해진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이가 말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지식을 전해주기 위해서 자연관찰, 옛이야기, 세계명작동화 등 다양한 전집을 책장에 채웠습니다. 시간이 될 때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었고, 아이는 책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다. 지금도 미취학 자녀를 둔 부모라면 저처럼 그렇게 하고 있을 것입니다.

책과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독서와 관련된 여러 부분을 교육받고, 또 나름대로 좋은 방법들을 생각했습니다. 아이를 위해서 했던 행동이 좋지 않은 영향을 줬던 것도 있고, 그때에 미처 몰랐던 것 때문에 실천하지 못했던 것도 있었습니다.

내가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것처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헤매고 있는 부모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부모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또 독서를 통해서 아이와 마음을 나누기까지 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싶습니다.

아이가 말을 시작하면 얼마 되지 않아 완벽한 문장을 구사할 뿐만 아니라 어휘력이 상당히 늘어납니다. 유아기까지 어휘력이 대략 1만 개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간단한 것을 묻고 답할 수 있기 때문에 독서를 통해 마음 나누기를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인지능력이 발달하고,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책을 읽고 자신이 느낀 점과 생각하는 것을 부모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꾸준히 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그 역량에 따라 어휘력이 늘어납니다. 중요한 것은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것이 중요하다.

6-7살이 되면 많은 아이들이 글을 깨우칩니다. 이때가 되면 많은 부모들이 책 읽어주는 것을 멈추고 혼자 읽도록 합니다. 혼자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이 좋지만,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것을 멈추면 안 됩니다. 아직 책을 읽는 것이 자리를 잡지 않았기 때문에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좋아하는 책을 자주 봅니다.

어떤 부모들이 다른 책을 읽지 않고 책 한 권을 많이 본다고 속상하게 생각합니다. 염려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반복하면 친숙해지기 때문에 어릴수록 자신이 좋아하는 책만 보려고 합니다. 아이들마다 어떤 책은 수백 번 읽은 책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는 공룡 책만 봅니다. 또 공주를 좋아하는 아이는 공주가 나오는 책만 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흥미를 가지는 것들이 변하면서 책들이 여러 번 바뀝니다. 이 시기에 책 선정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읽도록 하면 됩니다.

부모는 다양한 지식을 쌓도록 이것저것 읽을거리를 주지만, 책 읽기에 흥미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책 읽기가 재미있고 즐겁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독서가 하나의 놀이가 되도록 해야 재미있게 책을 읽습니다.

어떤 아이는 유독 책 읽기 싫어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책을 읽기를 바라고 아이는 부모의 바람대로 되지 않을 때 얼마나 안타깝고 마음이 아플지 상상이 됩니다. 그 정도가 너무 심하면 화가 나기도 할 것입니다.

그때에는 부모가 지속적으로 책을 읽어주고, 부모가 책을 읽는 것을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기유발을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독서는 환경이 참 중요합니다. 부모가 책을 읽지 않으면서 아이가 책을 많이 읽는 것을 원한다면 어불성설이 아닌가요.

책을 읽으면 뭘 해줄게 하고 거래를 하게 되면, 책 읽기가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바꿔주고, 독서가 유익하고 재미있다는 것을 말이 아니라 부모가 직접 보여줘야 합니다.

책 읽기 수준이 높아지면 조금 더 글줄이 많은 책을 고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모르는 단어들이 나옵니다. 이때 곧바로 단어의 뜻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글의 흐름상 어떤 의미일 것인지 묻으면 좋습니다.

아이가 비슷한 뜻을 이야기하든 그렇지 않든 자연스럽게 넘어갑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계속 사고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입니다. 글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읽으면서 사고하는 훈련이 되면 학교에서 가서 교과서나 책을 읽을 때 많은 도움을 줍니다.

아이가 단어의 뜻과 아주 거리가 먼 이야기를 했을 때는 다시 그 책을 읽을 때 부모가 바르게 이야기해주면 되기 때문에 꼭 정확한 뜻을 전달해야 된다는 생각을 안 해도 됩니다. 이렇게 아이가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직접 이런 상황이 되면 정확하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에 쉽게 넘어가기가 힘듭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고 정답을 이야기하면 아이는 생각하지 않고 부모가 곧바로 해결해주길 원합니다. 이것은 아이의 사고력 증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글줄이 많아지는 책과 함께 맞춤법이 어려운 글도 많아집니다. 몇 해 전에 받침이 없는 책이 나왔는데,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참 좋은 책입니다. 부담 없이 책을 읽는 자신감이 생겨 책 읽기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적응이 된 아이들은 보다 어려운 맞춤법이 있는 책들도 자신감을 가지고 읽을 수 있습니다.

큰아이는 아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줘서 그런지 책 읽기가 상당히 빨랐습니다. 지금도 책을 곧잘 읽습니다. 반면 둘째 아이가 어렸을 때 큰아이보다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글을 깨우치고 혼자 책을 읽을 때에 큰아이보다 어려워했습니다. 특히 책을 많이 접했던 큰아이보다 작은아이가 맞춤법에 약했습니다.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부족하면, 책 읽는 규칙을 정하면 됩니다. 잠자기 전에는 항상 책 한 권을 읽는다든지, 매주 주말을 이용해서 책을 읽어준다고 아이와 함께 정하면 됩니다. 또 특별한 날, 특별한 책을 선물하거나 구입하는 규칙을 정하면 됩니다. 이렇게 직접 책을 구입하고 읽는 규칙을 정하면 아이들은 책을 읽게 됩니다.

지금도 아이들은 직접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찾아서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아빠에게 구입해달라고 합니다. 책이 오면 대부분 그날 다 읽습니다. 그리고 한 달 사이에 여섯 번 정도 읽습니다.

미취학 시기에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는 아이가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놀이처럼 하면 좋습니다. 동화구현하듯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을 다양하게 흉내를 내면 아이들의 집중력이 좋아집니다. 또 재미를 느낍니다.

책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구절이나 단어가 있다면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따라 하도록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독서를 이용한 놀이 방법은 놀이 부분에서 보기를 바랍니다.

유아기에 책 읽기는 10분 이내로 끝내는 것이 좋습니다. 집중하는 것이 짧기 때문에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책의 내용에 충실히 이야기합니다. 보통 아이들은 책을 한 번만 보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 책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몇 번 반복해서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내용을 파악하게 됩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책 내용을 파악했다고 생각이 되면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져보세요. “너라면?” “무슨 생각이 들어?” “어떻게 할까?” “뭘 이야기하는 것일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세요. 아이의 마음을 알 수 있도록 질문합니다.

질문에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아동청소년상담심리 허그맘 자문위원)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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