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훈의 행복이야기] (54) 유대인의 교육 - 하브루타

배태훈 승인 2021.02.25 07:00 의견 0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꾸는 배태훈 소장의 행복이야기

유대인은 종교와 삶, 그리고 학업까지 모두 연결되어 있다. 따로 떨어진 경우가 없다. 유대인의 중심에는 신앙이 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아이들에게 토라(성경)을 읽어주며, 삶의 기준을 잡아준다.

유대인은 안식일을 철저히 지킨다. 안식일이 금요일 해가 지는 시간부터 토요일이 해가 지는 시간까지 일을 하지 않는다. 시간의 여유들이 있다.

대부분 금요일 일몰 이후가 되면 온 가족이 모여서 식사를 한다. 이들은 안식일의 시작을 함께하면서 하나님께 일주일 동안 삶을 기도하면서 자신의 죄도 고백하는 시간을 갖는다. 일종의 예배와 기도생활인 것이다. 이렇게 모인 가족들은 부모와 자녀, 혹은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3대 혹은 4대가 모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유대인들은 안식일이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시간에는 특히 할 일이 없기 때문에 온 가족이 3-4시간 동안 함께한다. 식사공동체를 이루고 식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나눈다. 이때 부모나 연장자가 일주일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물어본다.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아이들의 생각을 다시 물어보고, 아이들이 궁금해서 질문한 것을 다시 아이들에게 질문해서 아이들이 생각하게 한다. 이렇게 계속 질문식 대화를 끊임없이 한다.

이런 것들이 기반이 돼서 ‘하브루타’ 교육을 한다. ‘하브루타’는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이다. 하브루타 교육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교육이다.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생, 친구, 동료 등 이야기를 나눌 상대하가 있다면 어디서든 하브루타를 할 수 있다. 질문과 대답은 곧 대화로 이어지고, 거기서 더 전문화하면 토론과 논쟁이 된다.

대부분의 유대인 가정에서 이런 교육방법을 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지 질문하고 그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끊임없이 한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그것에 대해서 스스로 찾고 공부하는 습관이 드는 것이다. 남이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자기가 스스로 하기 때문에 그 성취도가 크다.

우리나라는 부모들이 맞벌이가 많고, 잦은 야근 때문에 아이들 얼굴을 잘 보지 못하는 경우들도 많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그래도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이 있지만, 아이들도 조금 크면 바빠져서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다. 주변에서 들어보니까, 함께 밥을 먹을 때도 지금 이야기한 것처럼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하더라도 부모님들의 잔소리가 많지 이렇게 질문하고 토론하는 경우는 많이 없다.

유대인의 ‘밥상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 부모도 자녀도 그만큼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문화가 유대인의 문화와 다르기 때문에 그런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이런 환경이 되기 위해서 말이다.

하브루타 대화를 하는 방법 중에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정답을 가지고 질문을 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이 대답을 했을 때 부모가 생각한 것을 이야기했다고 ‘잘했어.’라는 말이라든지 부모와 다른 생각을 한다고 정답을 이야기하지 말아야 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정답을 알고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 간절함을 표현하지 말아야 한다. 하브루타는 부모가 계속 질문하고, 질문하고, 질문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몇 가지 질문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면 이렇다. 단어의 뜻, 문장의 표현, 느낌, 비교, 의견, 적용, 만약에 그런 경우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등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질문하면 된다.

질문하는 것을 쉽게 생각할 수 있는데, 막상 질문을 해보라고 하면 몇 개 하다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부모가 평소에 질문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유대인의 교육이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데 있기 때문에 창의력이나 상상력이 뛰어나다. 단순한 지식을 얻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혜를 키우는 연장선까지 가는 것이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인성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람이 갖추어야 할 성품을 어린 아이 때부터 가르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유대인이 사회나 다른 사람을 향한 배려와 사랑, 봉사 정신이 다른 어떤 민족보다 뛰어나다. 이렇게 자신의 이익보다는 공동체를 중요시한다.

종교적인 부분이 강하다. 유대인은 선민사상이 있다. 개인보다는 유대인이라는 민족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전 세계에 유대인들을 흩어져 있는데, 유대인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한다. “만약 이스라엘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대부분의 사람이 나라를 위해 이스라엘에 가서 전쟁에 참여했다고 한다.

유대인의 교육은 가정교육에서 시작된다. 가정이 작은 공동체이면서 아이에게 첫 공동체다. 이곳에서 습득한 것들이 삶의 기초가 된다는 것을 아시고,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알았으면 좋겠다.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창의성이 높은 평가를 받는 시대다. 창의성은 생각하고 상상하는 시간이 많을 때 높아진다. 아이들이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오늘 아이들에게 질문해보는 건 어떨까?

배태훈 다함께연구소 소장, 아동청소년상담심리 허그맘 자문위원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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