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훈의 행복이야기] (53) 유대인의 교육- 남과 다른 생각

배태훈 승인 2021.02.18 07:00 의견 0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꾸는 배태훈 소장의 행복이야기

리처드 린(Richard Lynn)과 타투 반하넨(Tatu Vanhanen)는 2004년에 학술지 Contemporary psychology에 ‘IQ and the Wealth of Nations’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 의하면 한국인 평균 지능지수(IQ)는 106으로 세계 3등이다. 세계 1위는 공동 1위로 홍콩과 싱가포르(108)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평균 지능지수와 맞물려 우리나라의 교육열도 그 어느 나라보다 뒤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교육과 관련해서 늘 비교하는 민족은 이스라엘 유대인이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의 평균 지능지수는 얼마일까? 95로 공동 12위이다.

평균 지능지수로 따지자면, 우리나라가 훨씬 높다. 그럼에도 세계를 움직이는 인물들 가운데 유대인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나라는 왜 유대인처럼 되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한국인과 유대인의 교육 목적과 목표, 그리고 교육 방법의 차이 때문이다. 유대인의 교육목적은 학습 성취가 아니라 유대공동체의 일원으로 나보다 우리를 중요시한다.

또 주입식 교육보다는 질문과 토론식 교육을 한다. 그리고 각자의 재능을 이끌어내는 목표를 삼는다.

예를 들면, 학교에 가는 아이들에게 부모님이 이야기하는 것부터 다르다. 한국은 대부분 부모가 자녀에게 “학교에 가서 선생님 말씀을 잘 들으라”고 한다. 반면에 유대인은 학교에서 가서 선생님께 질문을 많이 하라고 한다.

학교에서 교사의 말을 듣는 것과 교사에게 질문하는 것은 교육방법론에 큰 차이점이 있는데, 바로 교육하는 주체다. 지금 한국에서는 교사가 아이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서 교육하는 주체가 아이들이 아니라 교사다.

교사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교사님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 그런데 질문하는 교육은 주체가 교사가 아니라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궁금한 것을 질문하면서 저마다의 답들을 찾아간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정답이 하나이지만, 유대인들의 교실에서는 답이 학생 수만큼 나온다고 한다.

아니 두 사람이 이야기하면 세 가지 정답이 나온다는 말도 있으니 학생 수보다 더 많은 답들이 쏟아질 것이다. 유대인은 남들과 똑같은 생각을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남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수업에 임하는 아이들이 수동적이지 않고 굉장히 능동적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나와 다른 생각을 이야기해도 틀렸다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정답을 찾기 위해서 공부를 하지만, 유대인들은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기 위해서 공부한다.

유대인은 모든 사람에게는 타고난 재능이 있고 그러한 재능을 키워주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남보다 뛰어나려고 하지 말고 남들과 다르게 되라’고 이야기한다. 아이가 경쟁해서 다른 아이를 이기려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에게 주어진 능력을 계발하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키워준다.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다. 우리나라는 학교에서 요구하는 것이 자신과 잘 맞아서 우수한 학생이 되고, 잘 맞지 않는 아이들은 문제아가 된다. 학교 공부를 못하면 인생의 모든 것에서 패배자라는 생각을 갖도록 한다.

그런데 유대인 학교에서 각자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다고 하니까 패배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한국에서 학생들이 다른 나라보다 공부를 잘 하고 많이 하지만 자존감이 많이 낮다. 교육방법이 그런 영향을 주는 것이다.

우리 민족이 어떤 민족보다 지능이 높다. 고려시대를 보면, 동시대에 과학기술이 가장 뛰어났다고 한다. 조선 초기 세종때까지만 하더라도 과학기술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앞서 나갔다.

여러 견해들이 있지만, 그 이후에 과학을 처하게 생각하는 유학자들의 세력, 그리고 일제식 교육이 자리를 잡으면서 주입식 교육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똑같은 생각, 많은 지식을 머릿속에 담고 있는 것을 똑똑하다는 것으로 여기는 교육문화가 지속되는 한 우리나라 교육은 대학입시교육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부르는 것은 교육이 한 나라를 이끌어가는 인재를 키우는 데에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식이 많은 인재가 가득한 나라로 갈 것인가? 지혜가 많은 인재가 가득한 나라로 갈 것인가?

배태훈 다함께연구소 소장, 아동청소년상담심리 허그맘 자문위원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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