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꾸는 배태훈 소장의 행복이야기
개와 고양이는 앙숙이다. 그 이유는 같은 행동을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개는 기분이 좋을 때 꼬리를 흔들고, 경계할 때는 꼬리를 세운다.
그런데 고양이는 기분이 좋을 때 꼬리를 세운다. 꼬리를 살살 흔드는 건 경계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 개가 ‘으르렁’거리면 화가 나고 경계하는 것인데, 고양이가 ‘그르렁’거리면 기분이 좋다는 뜻이다. 개가 귀를 뒤로 젖히면 경계가 풀린 것이지만, 고양이 완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고양이와 개가 하는 행동이 정반대의 언어이기 때문에 서로 맞지 않는 것이다. 개와 고양이처럼 같은 마음이지만, 행동하는 것이 달라서 서로 오해를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남자가 제일 억울한 경우가 있는데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오해이다. 남자들은 문제가 있을 때, 그 자리에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이 되면 대부분은 그 문제로부터 벗어나려고 한다.
그래서 자거나 다른 행동, TV를 보거나 운동을 하거나 밖에 나가서 걷거나 한다. 그러면서 머릿속으로는 여러 가지 해결방법들을 생각한다.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보고. 그리고 자기의 감정을 다스린다. 혼자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다.
여자들 입장에서 보면, 화가 난다. 여자들은 이야기하면서 함께 풀어가야 하는데, 혼자서 그렇게 하고 있는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남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자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남자는 혼자 고민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여자에게 간다. 그리고 자신처럼 여자도 문제가 풀렸다고 생각하고 이야기하거나 행동한다. 여자 입장에서는 갑자기 사라졌다가 와서 통보하는 것처럼 느낀다. 여자의 감정은 그대로인데, 남자가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니까 더 화가 난다.
그런데, 남자는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여자와 함께 풀어하는지 전혀 모른다. 자신이 다 풀렸으니 여자도 그렇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마음으로 다가가는데, 여자의 반응은 그게 아니다. 남자는 여자의 반응에 황당하다. 여자가 뭐 때문에 화가 났는지 모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여자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남자 입장에서는 여자가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고 판단을 내리고 버럭 화를 낸다. 여자는 그런 모습을 보고 나를 무시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 상황이 몇 번 반복하다 보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서로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부부의 다름, 차이를 알아가면서 부부관계를 회복하고 부부만의 접촉점들을 찾아가야 한다. 부부관계는 정답은 없다. 사람도 다르고, 환경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부문제는 부부만 풀 수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답답함을 느낀다면, 긍정적이다. 답답함을 느낀다는 것은 그 전에는 몰랐던 상대방의 상황을 알면서 느끼는 감정이니까 조금이라도 상대방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부의 갈등은 옳고 그릇됨이 아니다. 다름 때문이다. 서로 알아가고 인정하는 노력을 하면 된다. 남편이 뭔가 문제가 일어났을 때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을 안다면, 이런 상황에서 남편이 그냥 감정적으로 회피한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간을 갖는구나 생각하고 기다려주면 화가 덜 난다.
그리고 남편이 와서 이야기할 때 “그랬구나!” 하면서 내가 남편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 때문에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표현하면 남편도 반격을 안 한다.
그리고 어떤 문제가 일어났을 때 혼자 결정하지 않고 함께 이야기해서 풀어갔으면 좋겠다든지, 어떻게 그런 결정을 했는지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다고 말하면 된다. 남편 입장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아내가 고마울 것이다. 서로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얼마든지 문제들을 해결해 갈 수 있다.
남편과 아내가 함께 노력하면 싸움도 줄어들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다름의 차이들을 서로 조율해서 점점 줄여나가면 된다. 부부가 서로의 차이를 그대로 인정하고 함께 그 차이를 줄여가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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