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훈의 행복이야기] (35) 진심으로 아이를 대하자

배태훈 승인 2020.10.15 15:49 의견 0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꾸는 배태훈 소장의 행복이야기

<정조이산어록>을 보면, “사람을 대할 때는 진심을 가지고 대한다”는 말이 있다.

정조는 “내가 비록 덕이 없으나 아랫사람들을 대하는 하나의 규모는 곧 진심과 성의를 다하여 대한다”고 했다. 시끄럽게 말하기 좋아하는 자들은 이를 상반되는 것이라 인식하고 이 사람을 등용하면 저 사람이 “장차 취하려고 우선 주는 것이다.” 하고 저 사람을 쓰면 이 사람도 또한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점점 잘못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전한다.

등용된 사람은 대부분 스스로 도외시하고 스스로 두려워하여 견고한 마음이 없어서 괴롭다는 마음을 남겼다.

부모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언제 가장 행복하고 기쁠까? 아이들이 부모를 보고 환히 웃어줄 때, 아이가 부모를 좋아해주는 모습을 보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부모가 뭔가를 해줘서가 아니라 그냥 아이의 엄마 아빠라서 좋아해줄 때 행복하고 기쁘다.

아이들이 부모의 말을 안 듣고 자기 고집을 피울 때는 속상하다.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행복하고 기쁜 시간보다 속상하고 화가 나는 시간이 늘어간다.

부모와 자녀가 기쁘고 속상할 때가 겹친다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부모와 자녀의 상태가 상반되는 경우도 있다. 부모와 자녀가 같은 마음이면, 부모가 자녀를 보고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자녀도 부모를 보고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서로 기분이 다른 상태에서 서로의 마음을 모르면 오해가 생기고, 그 오해로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그 상처는 마음속에 남아 갈등의 씨앗이 된다. 만약 이런 일이 우리 가정에서 일어난다면, 부모 입장에서 참 속상할 것이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 오해가 생기는 것은 부모와 자녀가 속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만 생각하고 다가가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반응이 없으면 자신의 생각에 동의한 것으로 단정해버린다. 특히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의 무반응을 더 그렇게 생각한다. 오해가 생겨 서로의 감정이 좋지 않았을 때에 그 오해(근본적인 원인)를 해결하지 않으면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갈등을 해결하는데 더 어려워진다.

그래서 대화가 필요하고,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가 자랄수록 자신의 생각과 의견이 확고해지기 때문에 부모와 자녀가 한 마음이 되는 것이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갈등이 생기면 대부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서로 불편하기 때문이다. 오해를 풀고 잘 해보려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 가정에서 갈등이 일어났을 때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부모가 자녀에게 마음 깊은 이야기를 꺼내기 어렵게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갈등의 요소들을 들추면 집안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에 오해를 덮고 그냥 지내려고 하는 경향들이 있다.

가족이기 때문에 별일 없었던 것처럼 지내지만 갈등이 해소 되지 않고, 계속 마음에 쌓이고 쌓여 언젠가는 폭발한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도 미안한 마음이 있으면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대부분 우리 가정에서는 어린 자녀가 부모에게 잘못을 했을 때, 자녀는 부모에게 잘못했다고 이야기한다.

만약 잘못했다고 인정하지 않으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때까지 이야기한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가 자녀에게 미안한 일을 할 때, 자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아이 입장에서는 부모가 잘못했는데, 미안한 말이 없을 때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 부모의 잘못을 꺼내 잘못을 인정하도록 이야기하기에는 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이 입장에서는 참 억울한 부분이다.

부모가 미안한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아마도 부모의 권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부모는 미안한 마음을 아이에게 더 잘해주는 것으로 대체한다. 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을 사준다던가, 아니면 평소에 가지고 싶었던 것을 사준다. 하지만 그것으로 아이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지는 않는다.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

가장 가까운 관계인 부모로부터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상태로 성인이 되면 어떻게 될까? 똑같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그 상처를 대물림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자녀에게 잘못한 것을 인지했을 때, 그 순간 자녀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한다. 우리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부모라도 실수할 수 있고, 잘못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아이들 앞에서는 항상 완전한 존재이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그 마음 때문에 자녀가 상처를 받는다면, 부모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진심으로 아이를 대하자.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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