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훈의 행복이야기] (33) 출생서열에 따른 성향

배태훈 승인 2020.10.05 08:44 의견 0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꾸는 배태훈 소장의 행복이야기

많은 학자들이 출생서열에 따른 성향에 대한 연구를 했는데, 일반적으로 첫째, 둘째, 막내, 그리고 외동에 대한 특징을 이야기한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첫째는 다른 형제들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고, 스스로 옳고 완전하고 우월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다른 서열보다 완벽주의자들이 많다.

둘째는 위의 형제와 경쟁하기 위해서 애쓴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사랑을 받기 위한 경쟁자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기 위해서 반항적일 수도 있다.

막내는 부모의 사랑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응석받이가 될 경우가 많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없고 다른 사람을 의존하려는 경향이 많다.

외동은 모든 사람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에 쉽게 상처를 받고 견디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출생서열에 따른 성향이 다 맞지 않았다. 아이들의 기질과 성향이 달라서 출생서열을 대하는 방법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가 혼자일 때와 2명 이상일 때 성별, 자녀의 수에 따라서 아이들의 마음이 각자 다 다르다. 그럼에도 출생서열의 성향은 일반적이다.

삼남매 중 막내인 30대의 A남성은 학자들이 이야기하는 출생서열의 특징이 대체로 맞다고 이야기한다. 막내였던 A는 친할머니가 다른 형제들보다 유독 자신을 좋아해주셨다고 한다. 할머니가 사탕이나 먹을 것들을 몰래 챙겨주셨다.

가끔 형이랑 옛날이야기를 하면, 그때 정말 속상했다고 한다. A는 막내라서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많이 받았는데, 그때 형은 질투를 넘어 상처가 됐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어느 날 아들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형은 엄마나 아빠가 동생을 더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고, 동생은 반대로 형을 더 사랑한다고 이야기했다. 부모는 모두에게 똑같이 대하는 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같은 동성이었지만, 첫째와 막내의 경우 어른들이 대하는 것이 다르다. 또 같은 첫째라도 남자나 여자냐에 따라서 부모가 주는 기대감이나 바람이 다를 수도 있다.

첫째인 언니와 막내 남동생 사이에 낀 둘째 유치원생 여자 아이 B는 독립심이 강하다.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첫째와 경쟁해서 부모의 사랑을 차지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해결하는 일이 강하다.

그리고 성격도 화끈하고 강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부모의 사랑을 첫째에게 빼앗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녀인 언니는 부모가 주는 기대감이 있고, 밑으로 막내는 부모의 귀여움을 차지한다고 B는 생각한다. 둘째 입장에서 부모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눈에 띄기 위해서 자신 나름대로 자신의 존재를 나타낸다.

그래서 공부를 엄청 열심히 하거나 어긋나는 행동을 보여줌으로 부모의 시선을 끈다. 부모에게 “나”도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그 방법이 아이들마다 다르게 나타나긴 하지만, 그 내면은 모두 똑같다.

우리 부부는 모두 첫째다. 그러다 보니 둘째 아이의 입장보다는 첫째 아이의 입장을 더 잘 안다. 둘째 입장에서는 막연하게 ‘그렇겠구나!’ 생각하지만, 우리 부부는 둘째 입장을 경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하지만 나의 여동생과 아내의 동생인 처제는 둘째 아이의 마음을 공감한다. 자신이 둘째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은 그 상황을 자세히 모르기 때문에 온전히 공감하지 못한다. 그래서 부모가 형제들과의 관계에서 어떤 서열의 위치에 있느냐가 아이들 각자에게 영향을 주기도 한다. 사람은 정말 다 다르다.

조금만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미묘한 차이들이 생긴다. 가족이지만, 정말 많이 다르다. 그 다름을 인정하고 서열에 따른 성향을 이해한다면, 보다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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