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꾸는 배태훈 소장의 행복이야기
많은 부모가 엄격하고 힘든 기준으로 자녀를 더 안전하고 바르게 양육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믿음이 때론 자녀에게 ‘불안’을 주기도 한다.
자녀는 항상 부모가 정한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 노력한다. 하지만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부모가 자신에게 실망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자녀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동일하게 작용이 된다고 한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불안’한 상태를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우는 것 기본이고, 떼쓰기, 손톱 물어뜯기, 말을 더듬거리기, 어떤 물건에 굉장히 집착하기, 틱, 악몽을 꾸거나 잠을 못자는 경우, 짜증내기 등 다양하다.
아이마다 불안을 나타내는 것이 다르고, 또 아이가 불안해서 그러는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부모들이 무심코 지나갈 수 있다. 그래서 항상 아이를 관찰하고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를 관찰하고 살피려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시간의 개념은 ‘양’이 아닌 ‘질’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니다.
부모와 아이의 관점이 달라서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와 함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아이들은 눈을 마주치고 함께 놀거나 대화를 나눌 때 함께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은 것보다 어떻게 아이들과 그 시간을 보내느냐가 더 중요하다. 시간이 짧더라도 아이의 눈을 바라보고 대화하고, 함께 교감하고 놀아주면 아이는 충분히 부모와 함께했다고 생각한다.
하루에 30분이라도 이렇게 아이와 함께하면 2-3시간의 그냥 아이와 한 공간 안에 있는 부모들보다 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부모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계속 자란 아이들은 사춘기 때 비록 잦은 부딪힘이 있어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공감이라는 것이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부모가 자녀와 이 부분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자녀가 아직 어릴 때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도 부모 입장에서 그렇게 힘들지 않다. 왜냐하면 자녀가 어리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크게 내세우지 않고, 부모의 힘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모에게 맞춘다.
부모들은 아이가 자신의 말을 잘 듣고 있다고 생각하고 소통이 잘 되고, 공감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소통도 되지 않고, 공감대로 형성되지 않는데 그냥 맞춰주는 것이다. 그걸 부모가 모르고 있는 경우들이 많다.
이런 부모들 대부분이 자녀가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아이와 관계가 소홀해졌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때 갑자기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계속 이어진 것이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부모와 대립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겉으로 표출이 되는 것뿐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부모님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이때라도 깨닫고 공감대를 형성하면 좋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경우들이 많다.
사춘기의 자녀를 둔 부모가 아이와 대화를 해야 하는데, 대화를 못한다. 아이하고 상호작용이 있어야 하는데, 일방통행으로만 이야기를 한다. 부모는 대화라고 생각하는데, 아이는 단답형으로 말한다. “네”, “아니요”, “몰라요”
또 부모가 말하다가 물으면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답을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부모가 뭘 원하는 지 다 알고 있다. 묻고 답을 하지만, 아이의 진짜 마음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대화는 나와 상대방이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한다.
자녀를 키우면서 부모가 일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부모가 자녀의 마음과 감정, 생각에 대해서 공감을 하는 것과 더불어 부모가 자신의 생각, 마음, 감정을 자녀에게 전달해서 아이도 부모를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양육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저는 아이들에게 제 생각과 마음의 상태를 잘 이야기한다. 좋은 것도 이야기하고, 나쁜 것도 이야기한다. 그러면 아이들이 잘 듣는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아이들이 제게 기분이 어떤지, 잘 해결이 됐는지 묻는다.
아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그리고 아이의 마음을 공감하는 것이 부모에게 필요하다면, 아이도 부모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그리고 부모의 마음을 공감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렇게 서로 상호작용이 있어야 행복한 가정이 된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부모의 시선이 아니라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부모가 얼마나 일방적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오늘 부모의 시선이 아니라 아이의 시선으로 나 자신을 바라보면 어떨까?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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