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훈의 행복이야기] (31) 부모와 관계는 어떤가?

배태훈 승인 2020.09.17 17:04 의견 0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꾸는 배태훈 소장의 행복이야기

자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느 부모에게나 있다. 자녀가 행복하길 원하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원하는 것이 부모다. 그런데 생각하는 것과 달리 부모가 자녀에게 좋은 영향이 아니라 나쁜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다.

자녀가 잘 되기를 원하지만, 정작 자녀가 올바르게 성장하지 못하게 행동하는 경우도 있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

어떤 부모는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산업시대에 접어들면서 부모 모두 산업현장에 뛰어 들어간 세대의 자녀들이 더욱 그렇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양육을 그의 부모로부터 배운다. 자라온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아 그의 자녀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마음과 다르게 자녀에게 악영향을 주는 것이다.

세 아이를 키우는 30대 초반의 아빠는 자신이 어릴 때 두 분 모두 일을 하셨기 때문에 함께 한 기억이 거의 없다고 한다. 놀이동산에 한 번 갔던 기억이 전부라고 하니 가족과 보낸 추억거리가 없었다.

나이 차이가 있는 형과 누나가 있었지만, 집에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각자의 삶을 사는 가족이 싫었다고 한다. 문제는 조금 성장한 후 집에 부모가 있었지만, 함께 한 공간에 있는 것이 불편해서 최대한 밖에서 있다가 집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 전혀 아는 봐가 없었다고 한다.

청년이 되고 사회생활로 바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자신은 부모의 사랑에 갈급했는데, ‘아버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랑을 주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버지의 진심을 그때 처음 발견한 것이다. 그 후에 부모에 대한 미움이 감사로 변했다고 한다. 어릴 때 아픔과 상처가 아버지의 사랑을 발견하면서 해소됐다. 그리고 자신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많은 추억을, 좋은 추억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 부모는 자신의 결핍을 아이에게 그대로 건네주기도 합니다. 똑같이 부모로부터 아픔과 상처를 받았지만, 어떤 이는 그것을 치유해서 자녀에게 자신이 받았던 아픔과 상처를 주지 않는다. 어떤 이는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그대로 자녀에게 전해준다.

앞에서 이야기한 아빠가 저에게 마지막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 만약 그때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아직도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있었을 것 같다고. 그리고 부모로부터 받았던 아픔과 상처를 그대로 아이들에게 대물림하고 있었을 것 같다고.

자녀양육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부모가 먼저 자신의 부모와의 관계가 어떤지 살펴봐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부모가 자신의 부모와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그것이 그대로 전달된다.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상처와 아픔이 자녀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부모와의 관계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부모와 관계가 자녀와 관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부모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으면, 무의식적으로 그 상처가 어떤 형태로든지 자녀에게 흘러간다. 하지만, 그 상처가 회복되면 더 이상 그 상처로 인한 부정적인 것들이 흘려가지 않는다. 부모가 상처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녀들과 온전한 관계를 유지하기가 힘들다.

행복한 가정은 부모와의 회복이 필요하다. 자신의 환경을 탓하며 어쩔 수 없다고 하면 부모의 부정적인 부분이 그대로 자녀에게 흘러간다. 반대로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면 긍정적인 부분을 자녀에게 전해줄 수 있다.

나의 자녀에게 좋은 것을 심어주겠다는 마음의 결심이 필요하다. 큰 물줄기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물줄기가 크면 클수록 다른 곳으로 보내기가 더 힘이 들다.

지금 부모와의 갈등을 먼저 해소해보자.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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