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훈의 행복이야기] (25) 헬리콥터 맘, 언제까지!

배태훈 승인 2020.08.06 14:35 의견 0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꾸는 배태훈 소장의 행복이야기


헬리콥터와 엄마를 뜻하는 ‘맘’을 합성해서 만든 헬리콥터 맘은 자녀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며 자녀를 과잉보호하는 엄마를 가리키는 말이다.

마치 헬리콥터처럼 자녀 주변을 빙빙 돌며 자녀를 과잉보호하기 때문에 생긴 말로, 1990년에 나온 말이다.

이들은 자녀가 성인이 되어서까지 일일이 챙기며 통제하고 간섭한다. 초등학교 때는 학교에 수시로 연락하며 학교 일과 숙제는 물론 교우관계까지 챙기고, 중·고등학교 때는 학교성적과 입시문제, 대학에서는 수강신청과 학점 문제에도 관여한다.

대학을 졸업 후에도 취업을 알아봐 주고, 결혼상대자를 알아보는 일까지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한다. 심지어 결혼생활까지 모두 관여한다.

2018년 1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JTBC에서 방영한 <스카이캐슬>은 원하는 대학을 가기 위해서 때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좋은 대학을 가야 사회에서 대접을 받고 흔히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우리의 삶이 그렇기도 하다. 부모 입장에서는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해서 아주 어렸을 때부터 조기교육을 시작한다.

교육은 아이의 발달단계에 맞춰서 신체적, 심리적, 인지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조기교육은 아이가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까지 요구하기 때문에 뇌에 과부하가 생긴다.

이때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스트레스’는 인간이 심리적 혹은 신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느끼는 불안과 위협의 감정을 말한다.

아이는 스트레스를 여러 방향으로 해소한다. 해소방법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되면 좋겠지만, 많은 경우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려간다. 그리고 그 시기에 이루어야 할 것들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급 정보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사람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것들을 놓치고 불안전한 성장을 할 수 있다.

소년 하나가 쪼그리고 앉아 무언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고치를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아 바깥으로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는 두 마리의 나비였다. 소년은 안쓰러운 마음에 고치 하나를 칼로 조금 찢어주었다. 그러자 그 고치에 있던 나비는 쉽게 그 고치를 벗어났다.

나비가 날개를 펴 하늘을 나는가 싶더니 소년의 눈앞에서 맥없이 툭 떨어져 죽었다. 소년은 깜짝 놀랐다. 그러는 사이에 다른 고치에서도 나비가 고치를 빠져나오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필사적으로 바둥거리던 나비는 조금 뒤에 스스로 고치를 빠져나와 몇 번 날개를 퍼덕이더니 이윽고 훨훨 날아올랐다.

고치를 벗어나려고 애쓰며 스스로 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하는데, 소년의 도움으로 오히려 그 힘을 기르지 못한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해주는 것보다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일까? 부모는 아이들의 삶을 결정하는 것이 자리가 아니다.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삶을 결정할 수 있도록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돕는 자리가 부모이다.

지금 상황에서 사회적 구조를 바꾸기 힘들지만, 우리 아이들이 성인 되어 있을 때 그들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꿈과 희망을 심어주면 어떨까?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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