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이 없는 생수, 투명한 색의 페트 소주가 등장했다. [그래픽=나눔경제뉴스]
이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따지는 시대다. 소비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착한 기업이 살아남는 시대다.
MZ세대는 구매하려는 제품이나 브랜드가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지, 윤리경영을 실천하는지를 따진다. 단순히 싸고 좋은 물건이 구매를 결정하는 필수조건이 아니다.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가치소비를 한다.
나눔경제뉴스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함께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같은 값이라면 친환경 제품이 낫다"
#. 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 A씨는 얼마전 새벽배송 사이트를 통해 비닐 라벨이 없는 생수를 구매했다. 얼마 후 다시 장을 볼 때 A씨는 자연스레 같은 제품을 선택했다.
A씨는 "물을 끓여마시기도 번거롭고 정수기를 구매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생수를 사먹고는 있다"면서 "라벨이 없는 페트병은 왠지 죄책감이 덜한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같은 가격이라면 혹은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환경에 덜 해로운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렇듯 MZ세대는 단순한 환경 보호 운동이 아닌 친환경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노라벨 생수 '아이시스 8.0 에코' [사진=칠성몰]
▲슬기로운 생수
A씨가 구매한 생수는 지난 1월 롯데칠성이 출시한 '아이시스8.0 에코'다. 롯데칠성은 환경을 위해 국내 생수 업계 최초로 페트병 라벨을 없애며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은 라벨을 분리하지 않은 페트병의 경우 재활용이 어려워 그냥 버려지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이시스8.0 에코'는 라벨 대신 제품명, 수원지 등이 병뚜껑 포장 필름에 표기되어 있다. 롯데칠성은 라벨을 없애면서 올해 약 540만장에 달하는 포장재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듯 친환경 바람은 생수 업계 전반에 불고 있다.
먼저 2022년까지 전 제품에 '환경을 생각한 포장' 원칙을 적용하기로 한 풀무원은 2018년 무게 11.1g의 500ml 생수병을 선보인데 이어 2L 제품에도 무게를 3g 줄인 생수병을 적용했다.
또 하이트진로 '석수'는 2013년 환경부와 '생수병 경량화 실천협약'을 맺고 경량 용기를 사용해 탄소 배출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어 지난해 오리온에서 출시된 ''제주용암수'와 농심에서 전개하는 '백산수'는 이지오픈 라벨을 적용하고 있다. 이지오픈 라벨은 라벨을 쉽게 제거할 수 있어 분리수거를 쉽게 해 준다. 여기에 '백산수'는 '라벨을 분리해 주세요'라는 문구도 삽입해 분리수거 실천을 돕고 있다.
투명해진 '처음처럼' [사진=롯데주류]
▲재활용률 높이는 '투명 페트법'
친환경 바람은 생수를 넘어 주류, 음료에도 불기 시작했다. 올해 초 서울장수는 '장수 생막걸리'를 기존 녹색 페트병에서 무색 페트병으로 바꿨다. 25년만에 처음이다. 뿐만아니라 롯데 '칠성사이다' 코카콜라 '스프라이트'도 생수처럼 투명한 페트병에 담겨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환경부가 내놓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때문이다. 환경부는 재활용이 어려운 유색 페트병이나 라벨의 일반 접착제 사용을 금지하는 법 개정안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주류, 음료업계는 모두 투명한 페트병을 도입했고 라벨을 부착할 때 친환경 접착제를 사용해 라벨을 쉽게 분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친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갈색 맥주 페트병의 경우 내용물 변질 우려 때문에 색깔을 바꾸기 어려워 대체 용기를 찾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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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경제뉴스
전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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