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ESG트렌드] (6) 미코노미 - '나'를 위한 소비

전채리 승인 2020.03.20 07:00 의견 0

이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따지는 시대다. 소비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착한 기업이 살아남는 시대다.

MZ세대는 구매하려는 제품이나 브랜드가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지, 윤리경영을 실천하는지를 따진다. 단순히 싸고 좋은 물건이 구매를 결정하는 필수조건이 아니다.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가치소비를 한다.

나눔경제뉴스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함께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미코노미는 자신을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 트렌드를 의미한다.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소비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M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소비 그룹도 다양해 지고 있다. 예전에는 1인 가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1인'과 '경제'를 합친 '일코노미'가 대세였다면 이제는 오로지 '나'를 위한 경제활동을 중요시하는 '미코노미'가 트렌드다.  

미코노미는 ‘나(Me)’와 ‘경제(Economy)’를 합친 말이다. 자신을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 트렌드다. 미코노미 소비층은 가성비, 가심비가 아닌  '나심비(내 마음에 들면 비싸도 구매를 망설이지 않는 소비 심리)'를 따지고, '나나랜드'를 꿈꾼다.

'나나랜드'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살아가는 방식을 뜻한다. 할리우드 영화 '라라랜드'를 패러디한 신조어다.

즉 미코노미는 조금 비싸더라도 '나'의 만족을 위한 경제 활동을 의미한다. 

'귀족소금'으로 불리는 히말라야 핑크솔트 


▶'나'를 위한 음식 

미코노미가 떠오르면서 식품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먼저,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시간을 들여 요리를 하기보다는 편하게 식사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조7421억원으로 2015년(1조 6823억원)과 비교했을 때 63% 성장했다. 2022년에는 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가정간편식에 대한 수요는 더 커졌다. 외식을 기피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고급 식자재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졌다. 품질이 좋은 음식으로 높은 만족감을 얻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가격은 일반 포도보다 10배 비싸지만 당도가 높은 '샤인머스켓'이 유행하고 '귀족소금'으로 불리는 히말라야 소금이 인기를 끈 이유다. 

이 밖에도 건강이나 환경, 윤리적 소비 등에 관심이 높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채식 시장도 커지는 추세다.  아몬드음료, 귀리우유 등 다양한 식물성 우유가 대중화되고 있고 기존의 육류를 대체하는 대체육도 등장했다. 최근에는 녹두로 만든 식물성 계란도 나왔다. 

LG 트롬 스타일러 [사진=LG전자 제공] 


▶'나'를 위한 세컨드가전 

가전시장에서는 '세컨드 가전'이 주목받고 있다. 세컨드 가전은 필수가 아닌 옵션으로 여겨지는 제품이다.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 김치냉장고 등이다. 

특히 의류관리기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의류관리기 시장 규모가 2018년 30만대에서 지난해에는 45만대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있다. 올해는 6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건조기 시장도 만만치 않다. 업계는 지난해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 규모를 약 100만대로 추정하고 있고 올해는 200만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선보인 'KB1코노미 스마트적금'은 출시한지 열흘만에 1만계좌를 돌파했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


▶'나'를 위한 돈을 모은다 

미코노미를 지향하는 1인가구의 니즈가 반영된 금융상품도 등장했다. 1인가구 소비 성향에 맞는 다양한 혜택이 포함됐다. 단순히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 쓸 돈을 모은다는 의미를 담았다. 

KB국민은행은 2017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1인 가구에 특화된 'KB1코노미 스마트적금'을 출시했다. 'KB1코노미 스마트적금'은 1인가구가 재테크부터 보험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1인 가구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보험 서비스와 다양한 우대이율을 제공하며 출시한지 열흘만에 1만계좌, 7개월만에 10만계좌를 돌파했다. 

우리은행은 '올포미(AllforMe)' 적금·카드 패키지로 1인 가구를 공략하고 있다. 적금의 경우 여행, 숙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카드는 1인 가구가 주로 사용하는 7대 업종에 매월 이용금액이 큰 순서대로 할인을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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