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ESG트렌드] (9) 지속가능한 패션이 온다 - ‘컨셔스 패션’

패스트패션 지고 컨셔스패션 뜬다
국내에서도 컨셔스패션 소비자 겨냥한 제품 속속 등장

전채리 승인 2020.04.24 13:06 의견 0
지속가능한 패션, 컨셔스패션이 뜨고 있다. [그래픽=나눔경제뉴스] 


이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따지는 시대다. 소비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착한 기업이 살아남는 시대다.

MZ세대는 구매하려는 제품이나 브랜드가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지, 윤리경영을 실천하는지를 따진다. 단순히 싸고 좋은 물건이 구매를 결정하는 필수조건이 아니다.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가치소비를 한다.

나눔경제뉴스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함께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지속가능한 패션이 뜨고 있다. 바로 '컨셔스패션'이다. 

'컨셔스패션'은 'Conscious(의식적인·의식 있는)'와 'Fashion(패션)'을 합친 말이다. 의식이 있는 의류 소비를 뜻하며 소재부터 제조 과정까지 친환경적이면서 윤리적으로 만들어진 의류를 선호하는 트렌드다. 예를 들면 버려진 폐기물로 만든 의류나 천연소재로 만든 의류 등이다. 

빠르게 유행하고 빠르게 사라지는 '패스트패션'이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인식이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디자이너들은 지속가능한 친환경 패션을 선보이기 시작해고, 패션의 중심지 중 하나인 프랑스에서는 의류 재고 제품 폐기를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다. 이제 패션도 지속가능한 시대가 오고 있다. 

▶패스트패션이 지고 컨셔스패션이 떠오르는 이유 

책 '나는 왜 패스트 패션에 열광했는가'는 소비자들이 옷을 버리기 전 평균 7번 정도 밖에 입지 않는다고 말한다. 패스트패션이 환경 파괴 주범으로 주목된 이유는 의류 과소비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미국 환경청(EPA)에 따르면 2013년을 기준으로 미국에서 일년 동안 버려지는 의류 양은 1510만톤에 달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의류 폐기물은 2008년 하루 162톤에서 2016년 259톤으로 늘었다. 1년에 9만톤이 넘는 옷이 버려진다는 말이다.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10%는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데 패스트패션이 유행하는 동안 환경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패스트패션은 빠른 트렌드를 반영해 저렴한 가격으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패션 기업들은 나일론, 아크릴,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섬유를 주로 사용했다.

합성섬유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 미세플라스틱의 주범으로 꼽힌다. 합성섬유로 만든 의류를 착용할 때나 세탁할 때 나오는 미세한 섬유조각은 하수나 바다로 흘러가 결국 환경을 파괴하게 된다. 

또 옷을 버리는 과정에서도 환경은 오염된다. 버려지는 의류와 원단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결국 지구온난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패스트패션 때문에 환경오염이 심각해지자 소비자들과 패션업계는 지속가능한 패션, 컨셔스패션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노스페이스에서 페트병 원단을 사용한 '에코티 컬렉션'을 선보였다. [사진=영원아웃도어 제공]


▶버려지던 페트병이 패션아이템으로 

이제는 국내에서도 컨셔스패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친환경 제품이나 캠페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먼저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지난 겨울 친환경 바람이 불었다. 페트병, 침구 등 버려진 소재로 만든 제품들이 속속 등장했고 제작 과정에서도 환경을 생각했다. 

노스페이스는 지난 시즌 페트병 370만개를 재활용한 플리스 컬렉션을 출시한데 이어 이번에는 '에코티 컬렉션'을 내놨다. 페트병 리사이클링 원단을 사용했고 플라스틱으로 생태 환경의 위협을 받고 있는 해양 동물과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 등을 디자인에 입혀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 

블랙야크는 버려진 이불, 배게 등에서 채취한 우모를 재가공한 '리사이클 다운'을 출시해 주목을 받았다. 또 블랙야크는 소재 뿐만 아니라 제조 과정에서도 환경 오염을 줄였다. 다운을 만들때 사용된 물은 정수 후 농업 용수로 다시 활용됐고 과불화합물(PFC)을 없앤 친환경 발수제도 사용됐다.

K2는 브랜드에 상관없이 입지 않는 다운을 가져오면 K2 구매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을 통해 수거된 다운은 친환경 공정을 거쳐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데 쓰인다. 

아웃도어 브랜드뿐만이 아니다. 최근 LF 남성브랜드 TNGT는 친환경 패션 브랜드 '플리츠마마'와 손잡고 버려진 페트병으로 만든 숄더백을 선보였다. 플리츠마마는 페트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원사로 가방을 만드는 스타트업 기업이다. 

신발 편집숍 ABC마트는 친환경 캠페인 '내일의 발걸음'을 전개한다고 23일 밝혔다. 고객과 함께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환경보호 활동에 동참하자는 취지다.

ABC마트는 전 매장에 친환경 종이 쇼핑백을 도입할 예정이고 온라인 배송에는 비닐 포장지 대신 친환경 종이 포장재를 사용하기로 했다. 또 매장에서 사용되던 우산 비닐을 없애고 우산빗물제거기를 비치하는 등 친환경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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