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유럽여행기](12) 독일 뮌헨 시내 여행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즐거운 도시

배태훈 승인 2024.12.10 08:00 의견 0
카페와 음식점 등 명소가 즐비한 독일 뮌헨의 마리엔느광장 야경.[사진=배태훈]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2023년 1월 23일, 여행 9일차.

어제 전철 티켓 때문에 아내와 나는 마음이 불편한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었지만, 계속 여행을 해야 하니 일어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오늘의 일정을 상의했다.

뮌헨의 숙소인 호텔은 전철역 바로 앞이라서 시내 관광할 때 이동하기가 편했다.

하지만 숙소가 좁고 냉장고도 없고, 심지어 샤워실 문도 없었다. 딱 잠만 자는 용도로 세워진 곳이었다. 아무튼 독일에서의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뮌헨 시내 여행을 위해 호텔을 나섰다.

어제 늦은 밤에 와서 주변을 살필 수가 없었는데, (사실 주변을 살필 마음도 아니었다.) 호텔 바로 앞에 초등학교가 있었다.

카키색 건물에 넓은 교실과 감각적인 실내인테리어로 축구장과 농구장 등 운동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

뮌헨의 초등학교. 카키색 건물에 넓은 교실과 감각적인 실내인테리어로 축구장과 농구장 등 운동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사진=배태훈]


어느 나라나 초등학교는 시끌벅적했다. 초등학교로 향하는 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가는 모습을 보면서 웃음을 지었다. 어디든지 아이들은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인다.

독일 뮌헨의 시내 전철역 티켓 키오스크. 블로그를 보면서 열심히 공부해 쉽게 이용했다.[사진=배태훈]


전철역에 도착한 후 마주한 키오스크는 다행히 블로그를 보면서 열심히 공부했던 신식기계였다. 뮌헨 마리엔느광장으로 가기 위해 3.7유로 티켓을 구매했다.

어제 산 티켓은 1일 티켓인데, 시간별이 아니라 날짜별이라서 사용하지 못했다. 14유로씩 주고 산 티켓이었는데. 어제 일은 잊고 뮌헨 여행에 집중하기로 하고 전철을 탔다.

마리엔느광장역에 내려보니 원형 광장 주변으로 성당과 시청, 그리고 오래된 건물들이 있었다.

광장 중심에 자리 잡은 신시청사는 1800년대 재건한 건물이었다. 그만큼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곳이란 말이겠지. 이른 아침이었지만, 거리에는 크고 작은 상점과 노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었다.

각국의 관광객들이 돌아다니는 걸 보니, 마치 명동과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아침을 굶고 나왔기에 늦은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서 멋진 성당 앞에 있는 레스토랑에 들어갔 다.

번화가답게 벌써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뭘 먹고 있나 둘러보니, 아침부터 맥주를 즐기고 있었다.

독일 맥주와 어울리는 현지 전통음식 슈바인학센(족발).[사진=배태훈]


역시 독일은 맥주의 나라인가 보다. 맥주와 어울리는 전통음식들인 슈바인학센(족발)과 소시지, 어느 나라를 가서도 실패가 없는 치킨 커틀렛을 주문했다.

슈바인학센과 소시지는 생각보다 짰고, 치킨은 어디를 가나 맛있었다. 배고픈 상태였기에 주문한 음식을 순삭하고 본격적인 투어를 시작했다.

오래 되고 멋진 건물들과 다양한 상점들을 돌아다니면 쇼핑 홀릭에 빠진 우리는 화장실을 해 결하기 위해 카페를 찾았다. 유럽에게 가장 힘든 것 중에 하나인 화장실. 화장실 때문에 시간 마다 카페나 식당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휴식하며 재충전을 완료하고 찾은 곳은 베드로성당 전망대. 14층까지 올라가는 계단은 좁디좁고 가팔랐다. 조금만 올라가도 숨이 차서 헉헉거리며 중간에 쉬면서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우리나라였으면, 엘리베이터를 만들었을 것이다. 힘겹게 올라온 전망대에서 뮌헨 시내를 한 눈 에 볼 수 있었다. 동서남북을 배경으로 돌아다니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매섭게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급히 내려왔다.

베드로성당 내부는 아름다운 천정화와 촛대, 스테인글라스 창문은 당시에 화려함과 고풍스러움을 그대로 뽐내고 있었다.[사진=배태훈]


베드로성당 내부는 아름다운 천정화와 촛대, 스테인글라스 창문은 당시에 화려함과 고풍스러움을 그대로 뽐내고 있었다.

성당을 둘러보고 돌아가는 길에 보이는 파이프 오르간은 2층 뒷 면을 전체 채울 만큼 웅장했다. 방명록 같은 기도문 책에 이번 여행 및 올해 우리 가족의 건강과 형통의 길을 위한 기도 제목도 남겨보고 성당을 나섰다.

아침부터 시작된 뮌헨 시내 투어는 해질 때까지 계속됐고, 전통시장과 명품거리를 지나 뮌헨 에서 유명한 HB에 갔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최대 규모의 양조장과 맥주가게인 이곳은 단층으로 되어 있음에도 무려 700명이나 수용이 가능한 식당이었다. 거의 실내 광장 수준이었다.

1 리터짜리 큰 잔의 맥주와 음료, 슈바인학세, 프레첼을 한참 즐기고 있자니 한쪽에서 굵은 목소리로 다 같이 노래하는 소리가 들렸다.

흥겨운 노랫소리에 우리도 덩달아 박수를 치며 함께 즐겼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지만,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아무리 큰소리로 떠들어도 눈치를 주는 사람이 없었다. 누군가 노래를 부르면 옆에 있는 사람이 따라 부르고, 남녀노소 다 같이 박수치며 함께하는 분위기였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서 밴드가 자리를 잡고 흥겨운 연주를 시작했고, 한동안 음악을 즐기며 뮌헨의 밤을 즐겼다. 독일에서 두 번째 밤이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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