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유럽여행기](8)파리에서 인터라켄 가는 험난한 여정

"노조 파업으로 버스와 기차를 갈아타고 스위스 도착"

배태훈 승인 2024.11.12 07:00 의견 0

아침을 먹고, 탁 트인 통창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마지막 파리의 여정을 마무리했다.[사진=배태훈]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2023년 1월 20일, 여행 6일차. 프랑스 전역에 일어난 파업 때문에 급하게 예매한 버스 탑승 시간이 이른 시간이라 5시에 기상을 했다.

아침을 먹고, 탁 트인 통창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마지막 파리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원래 계획은 리옹 역에서 기차를 타고 스위스 바젤 역으로 가는 것이었다. 시간도 3시간이고 우리의 목적지인 인터라켄까지 기차를 한 번 타고 갈 수 있었다.

그런데 기차 노조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버스로 바뀌게 되었다. 버스를 타고 파리에서 스위스 로잔까지 이동한 후 로잔에서 기차를 타고 베른에서 다시 환승한 후에 인터라켄서역까지 가야 했다. 버스 탑승 시간만 7시간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어서 콜밴을 불러 버스터미널로 갔는데, 택시 기사가 내려준 곳이 인도도 없는 찻길이었다. 버스들이 출입하는 출입구에 내려주고 갔다.

큰 트렁크를 들고, 버스터미널에 들어왔는데, 불친절한 버스터미널. 승강장과 버스 찾기가 왜 이렇게 힘든지. 우리나라 고속터미널 시스템이 그리워진다. 프랑스 의 수도 파리에 있는 버스터미널이 이렇다니.

스위스 로잔까지 가는 FLIX BUS L479번.프랑스 파리를 떠나 스위스 로잔을 거쳐서 종착역이 이탈리아 밀라노였다.[사진=배태훈]

대합실을 찾아 아이들에게 짐을 맡기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스위스 로잔터미널로 향하는 버스를 찾아다녔다.

버스 출발 시간보다 조금 이른 시간이라서 우리가 갈 버스 정보가 없었는데, 30분 후에 버스 정보가 떴다. FLIX BUS L479번이었다. 프랑스 파리를 떠나 스위스 로잔을 거쳐서 종착역이 이탈리아 밀라노였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파업 때문에 우리처럼 기차가 취소되고 인터라켄으로 향하는 한국인들을 만났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버스에 탑승했다. 10시 25분 출발 예정이었는데, 20분 지연이 된 후에야 출발했다.

약 7시간 동안 이동하는 긴 여정을 버스에서 견딜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공간이 넓었다.

FLIX BUS, 유럽 나라 간에 이동하는 버스로 우리가 탈 버스는 파리를 출발해서 스위스 로잔을 걸쳐 이탈리아 밀라노까지 가는 노선이었다.

유럽에는 버스 운전기사의 운전 시간이 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장거리 버스에는 운전기사 2명이 있었다. 2명이 교대로 운전하고 때로는 운전기가 정류장에서 교체되기도 한다.

끝없이 펼쳐진 넓은 들판을 보면서 유럽에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사진=배태훈]


파리 시내를 벗어나자 창밖으로 대지 위에 초록빛으로 펼쳐진 농작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더 외각으로 나가니 눈으로 덮인 하얀 들판이 보인다. 한국에서 너무 쉽게 볼 수 있는 산이 없어서 그런지 끝없이 펼쳐진 넓은 들판을 보면서 유럽에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스위스 알프스산맥이 가까워지면서 차창밖 풍경이 달라지기 시작했다.[사진=배태훈]


한참을 달린 버스는 점점 겨울나라에 들어왔다. 설산이 보이고, 온 동네가 눈으로 덮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프랑스와 스위스의 국경을 지나는데, 흡사 하이패스로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것처럼 간단하게 지나쳤다.

기차 노조가 파업에 동참하면서 버스를 타고 파리에서 스위스 로잔까지 이동한 후 로잔에서 기차를 타고 베른에서 다시 환승한 후에 인터라켄서역까지 가야 했다. 버스 탑승 시간만 7시간이었다.베른역까지 가는 열차.[사진=배태훈]


무려 7시간이 지난 후 로잔 터미널에 도착한 우리는 로잔 기차역으로 가기 위해 1번 버스를 탔다. 버스가 로잔 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19분, 베른행 기차 출발은 6시 20분이었다.

이 열차를 놓치면 오랜 시간 기다려야 했다. 무거운 케리어를 번쩍 들고 뛰기 시작한 우리 가족. 탑승 게이트까지 가기위해서 계단을 세 번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간신히 기차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가픈 숨을 몰아쉬고 자리를 찾아 앉은 우리 가족은 깨끗하고 조용한 기차를 돌아 보며 베른으로 가는 기차를 잘 탔는지 아내는 바로 옆자리에 앉은 분에게 물어봤다.

베른으로 가는 기차가 맞다는 말과 함께 자신과 베른에서 내리니 자신이 내릴 때 같이 내리면 된다고 마음 놓으라고 이야기했다.

아내는 베른 역까지 가는 동안 옆자리에 앉은 분과 한참을 이야기 꽃을 피웠고, 1시간이 지난 후 베른 역에 도착했다. 인터라켄까지 가는 열차를 환승하는 곳까지 여유롭게 도착한 후 새로운 기차를 탔다.

이번 기차는 2층으로 되어 있었고, 앞서 기차보다 훨씬 고급스러웠다. 기차가 출발하고, 역무원이 표를 검사하더니 1층은 1등석이라고 2등석인 2층으로 가라고 한다.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2층 까지 옮긴 후 인터라켄까지 꿀잠을 자며 갔다.

인터라켄 서역에 도착하니, 밤하늘에 눈이 내리고 있었다. 여기서 15분 정도 걸어가야 숙소에 도착하는데, 눈까지 내리다니.

캐리어를 끌고 숙소를 향해 가고 있는데, 젊은 한국인들이 캐리어를 끌면서 우리 가족을 따라오고 있었다. 눈을 맞으며 한 줄로 이동하는 것이 마치 패키지 여행을 온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10분 정도 긴 행렬이 어떤 지점에서 삼삼오오 갈라지더니 우리 가족만 남았다. 이 지역이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숙소 밀집구역인 듯하다.

이른 아침 프랑스 파리 숙소를 떠난 후 스위스 인터라켄 숙소까지 13시간이 걸렸다.

원래 계획대로 프랑스에서 기차를 타고 인터라켄에 왔으면, 오후시간에 인터라켄 시내 관광을 할 수 있었는데, 하루 종일 이동하는 시간에 빼앗겨 버렸다. 파업 때문에 우리 여행 일정에 큰 차질이 생겼다.

스위스 인터라켄 숙소는 넓은 거실에 방마다 화장실과 샤워 시설이 있었다. 숙소를 돌아보고, 빨래를 돌리고 하루 종일 이동하느라 피곤한 몸, 간단히 라면으로 늦은 저녁을 해결하고 단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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