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유럽가족여행기] (6) 루브르박물관과 에펠탑

20년만에 이룬 신혼여행의 꿈

배태훈 승인 2024.10.29 06:00 의견 0
에펠탑 야경. 에펠탑은 프랑스 파리 마르스 광장에 위치한 격자형 철골 타워이다. 1889년에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맞이하여 파리 만국 박람회를 개최하였는데 이 박람회를 상징할만한 기념물로 에펠탑을 건축하였다. 에펠탑은 그 높이가 324m이다. 81층 높이의 건물과 맞먹는다.1991년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사진=배태훈]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2023년 1월 18일.

오늘은 대중교통 이용해서 파리 시내를 투어하는 날이다. 이른 아침, 눈이 떠졌다. 아직까지 시차가 적응되지 않은 듯 새벽 5시에 아내와 나는 일어났다.

2003년, 신혼여행으로 파리를 가기로 정하고, 파리 여행에 대한 정보들을 모으면서 한껏 기대하고 있었다.

그해 글로벌 전염병인 사스가 창궐해서 사망자가 나오면서 파리여행을 접고 부산과 그 근방 지역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20년이 지난 후 꼭 오고 싶었던 파리를 투어하는 날이라서 나와 아내는 조금 들떴다.

숙소 근처에 있던 지하철 역. 노선 지하철 입구의 표시등이 이색적이다. 1~14호선과 3호지선(3bis), 7호지선(7bis), 이렇게 도합 16개 노선이 현재 영업중이다. 최초의 노선인 1호선은 1900년에 개통, 2020년에 개통 120주년을 맞이하였다. [사진=배태훈]

빵과 커피로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고, 숙소에서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거리를 걸으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이른 아침, 출근하는 사람들 속에 이방인으로 함께하는 시간이 좋았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까르네(지하철 표)를 사서 6라인을 탔는데, 출근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았다.

파리의 지옥철에서 소매치기 당하지 않기 위해 가방을 앞으로 안고 필사적으로 버티며, 8라인으로 환승도 하고, 센강을 보기 위해 콩코드광장으로 이동했다.

까르네(지하철 표).파리도 출근 시간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사진=배태훈]


이른 아침의 센강. 센강은 프랑스 중북부를 흐르는 길이 776km의 강이다. 부르고뉴프랑슈콩테 레지옹 코트도르주 디종 근처 랑그레 고지에서 발원하여 그랑테스트 레지옹 오브주 트루아, 일드프랑스 파리, 노르망디 레지옹 센마리팀주 루앙, 르아브르를 거쳐 영불 해협으로 빠져나간다. 철도가 건설되기 전에는 중요한 내륙 수로로서 역할을 담당했다. 프랑스 인구 30%가 센강변 유역을 따라 거주하고 있다.[사진=배태훈]


센강의 이름 모를 다리를 건너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아름다운 배경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잠시 센강의 아침을 만끽한 우리는 루브르박물관으로 향했다.

파리의 아침공기를 마시며 오랑주리 미술관 정원을 지나 루브르박물관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루브르박물관의 상징은 삼각뿔 모양의 유리 조형물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예매한 시간에 맞춰 줄을 서려고 하는데, 왜 이렇게 줄이 긴지. 한참을 걸어서 줄의 마지막 부분을 찾아 줄을 섰다. 그 이후 잠깐 사이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람들로 박물관 앞 광장에 가득 찼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 예약한 시간이 됐는데, 입장시키지 않는 관계자들!

예약시간이 한참 지나도 들여보내지 않는 관계자들! 이럴 거면, 예약은 왜 받는 건데!

예약한 시간이 1시간 가까이 지나자 아내가 무슨 일인지 알아본다면서 앞으로 나가더니, 갑자기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서 손을 흔든다.

‘뭐지?’

아내 왈, “왜 우리 줄은 안 들여보내주고 있냐”고 물으려고 했는데, 관계자가 아내를 보고 들어가라고 했단다. 아내도 왜 자기를 들여보내줬는지 전혀 모른다고 했다. K-아줌마의 위력인가, 타이밍이 기가 막힌 건가!

모나리자.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대표작 중 하나로, 현재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가로 53cm, 세로 77cm짜리 유채(油彩) 패널화이다. 완성 시기는 1503 ~ 1506년경으로 추정된다. [사진=배태훈]


아내가 입장하고 잠시 후에 우리가 선 있던 줄을 입장시켰다. 그렇게 온 가족이 루브르박물관에 입성했다. 루브르박물관에 입성한 후 꼭 봐야할 모나리자를 찾아 출발!

사람들이 많아서 박물관에 들어오기 전에 모나리자를 제대로 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박물관이 얼마나 큰지 박물관 안은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모나리자 앞까지 가서 인증샷을 찍고, 본격적인 관람을 시작했다. 세계 3대 박물관임을 자랑하듯 어마어마한 공간에서 보고 싶어 했던 작품들을 찾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흘러갔다.

파리에서 살고 있는 지인과 점심식사가 약속되어 있어서 루브르박물관을 뒤로 하고 유럽에서 첫 한식당으로 향했다.

한식당에는 프랑스 현지인들로 가득했다. 지인의 이야기를 들으니, 프랑스에 한류 열풍으로 한식당이 점점 는다고 한다. 저마다 젓가락으로 음식을 먹기 위해 애쓰는 현지인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뿌듯함이 느껴졌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고, 간만에 한식을 즐겼다. 외국에서 파는 한식이라 맛에 대한 기대가 없었는데 기대와 달리 엄청 맛있다.

한국 사람이 하는 식당이기도 하고, 요새 한류 열풍으로 일식당과 현지 식당들은 문을 닫고 한식집들이 엄청 생겨나는 추세라 맛이 없으면 버틸 수 없다고 한다.

식사를 하면 밀린 이야기를 하고 지인과 아쉬운 인사를 나눈 뒤, 72번 버스를 타고 에펠탑으로 향했다. 날씨가 화창하고 하늘이 너무나 예뻐서 창밖을 넋 놓고 바라보는 동안 버스는 샹제리제 거리를 지나 에펠탑으로 향했다.

순간 눈 앞에 보이는 에펠탑을 보면서 버스 안에서 감탄사를 연발하며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에펠탑 근처에서 포토 스팟을 찾아다니며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에펠탑 야경을 보려면 시간이 많이 남아서 에펠탑 근처에 식당을 찾았다.

여러 식당 중에 블로그를 보면서 평이 좋은 곳을 골라 찾은 카페. 웨이터가 한국말을 너무 잘하신다. K-pop도 많이 알고 우리 테이블에 자주 오셔서 K-pop 이야기, 한국 이야기, 프랑스 이야기 등을 했다.

식당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보고, 나와 다시 찾은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에펠탑 주변에 사진을 찍는 외국인들과 서로 품앗이를 하면서 에펠탑의 야경들을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한참을 걸어서 지하철역으로 가서 6라인을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근처에 까르푸 마켓에 들려 야식과 내일 아침에 먹을 음식들을 사서 냉장고에 한가득 채웠다.

하루 종일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여행하느라 고생했지만, 보람찬 하루였다. 그리고 20년 만에 신혼여행의 꿈을 이루었으니 기분이 좋았다. 파리에서 두 번째 밤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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