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꾸는 배태훈 소장의 행복이야기
교육에 관련된 사자성어가 참 많다. 그 중에서 구이지학(口耳之學)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들은 것을 마음에 새기지 아니하고 그대로 남에게 전할 뿐, 조금도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천박한 학문”을 말한다.
군자의 학문은 귀로 들으면 그대로 마음에 삭이고, 신체에 정착하여 인격을 높이고, 그것이 행동으로 나타난다. 그러한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사소한 말이나 동작도 많은 사람의 거울이 될 수 있다.
이에 반해 소인의 학문은 귀로 들어가면 곧바로 입으로 나온다. 즉, 들은 대로 즉시 타인에게 말하고, 조금도 자신을 수양하는 양식으로 두지 않는다. 귀와 입 사이는 겨우 네 치인데 그 사이동안만 신체에 머물러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교육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찾아보면, 가르치다 ‘교’에 기르다 ‘육’을 사용하여 ‘가르치고 기른다’는 뜻이다. 가르친다는 ‘교’가 의미하는 것이 단순히 윗사람이나 연장자가 아랫사람이나 어린 사람을 가르친다는 의미보다는 무엇인가 알고 있는 성숙한 사람이 잘 알지 못하는 미성숙한 사람에게 가르쳐서 길러내는 것을 말한다.
‘육’은 신체적인 성장을 돕는 것으로 길러내는 의미가 강하다. 그래서 교육은 성숙한 부모가 미성숙한 자녀를 가르치고 길러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영어에서는 교육을 ‘education’이라고 한다. 라티언어 ‘educare’에서 유래된 것으로 ‘밖으로 이끌어내다’는 뜻이 있다. 즉 교육이라는 것은 각 사람에게 있는 잠재적인 능력을 밖으로 이끌어내는 과정을 말한다.
동향에서의 교육은 교육을 받는 사람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는다. 교육하는 사람의 지식을 피교육자에게 그대로 전달한다. 이런 교육에는 맹점이 있는데, 가르치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서 교육의 차이가 생긴다. 반면에 서양에서는 아이들의 내면에 내재된 능력들을 발견해서 그것을 행상시킨다.
동양에서는 지식을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어떤 일을 하든지 ‘대학’을 나와야 된다고 생각한다. ‘대학’이라는 것이 자신의 교육수준을 나타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대학은 정말 공부에 관심을 가지고, 재능이 있는 사람만 진학한다. 어릴 때 공부 외에 다른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이른 시기에 자신의 재능을 계발시키는 과정에 들어간다.
여기에는 직업학교나 현장실습 등이 있다. 이렇게 교육의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눈에 보이는 교육방법이 다르게 나타난다.
지금 한국 사회를 보면, 교육은 대학입시에 모든 것이 다 집중되어 있다. 아이들의 재능이나 꿈보다는 아이들의 삶의 목표가 ‘대학’으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 교육은 대학입시를 위한 입시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 한국은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 재능을 계발시키는 교육이 아니라 부모의 입장에서 바라는 길을 아이가 걸어가도록 하는 경향이 많다. 교육이 공부를 잘 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으로 한정되다 보니,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그리고 사회에서도 여러 가지 좋지 않는 현상들이 나타났다.
공부만 잘 하면 된다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인성이 올바로 세워지지 않게 된다. 인성은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가치와 성품을 이야기하는데, 인간 됨됨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많은 아이들이 자기만 생각하고, 주변을 살피지 못한다. 이것은 부모나 어른들뿐만 아니라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자녀에게 지식이 아니라 지혜를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지식이라면, 지혜는 삶을 살아가는 이치를 깨닫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배고픈 사람에게 물고기 한 마리를 주어 한 끼를 해결하는 것이 지식이라면,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 배고플 때마다 끼니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혜다.
우리가 교육이라는 것을 단순히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 안을 들여다보면, 교육의 목표와 목적에 따라 참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어떤 사람으로 잘 성장할 수 있을까 부모가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그 목적에 따라 아이들을 어떤 방법으로 교육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볼 문제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이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어떤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심느냐에 따라서 아이들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자라게 된다. 지금 나는 자녀에게 어떤 가치관과 세계관을 심고 있을까?
배태훈 다함께연구소 소장, 아동청소년상담심리 허그맘 자문위원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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