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훈의 행복이야기] (48)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

배태훈 승인 2021.01.14 07:00 의견 0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꾸는 배태훈 소장의 행복이야기


7세 딸아이가 자꾸 말꼬리를 잡거나 말대꾸를 한다면서 상담을 요청했던 엄마가 있었다. 엄마 말은 듣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거나 핑계를 댄다고 했다. 처음에는 화를 낼 생각이 없던 엄마도 말을 듣지 않으니까, 언성이 높아지고 소리를 쳐야만 듣는 척한다고 속상했다.

주변을 둘러보면, 가끔씩 아이들이 고집스럽게 행동하거나 떼쓰는 경우들이 있다. 아이들이 자기주장이 형성되는 시기에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하는 행동이다. 부모에 대한 반항이 아니다. 아직 미성숙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고집을 부리고 떼쓰는 것이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발달단계에 따라 그에 맞는 현상이 나타난다. 자기주장이 나타나는 시기에는 자기주장을 해야 한다. 이 시기에 많은 부모들이 갑자기 아이가 말대꾸하고 부모 입장에서 대든다고 생각이 들면 당황한다.

아이들이 처음 부모의 말에 말꼬리를 잡고, 말대꾸를 시작할 때 부모의 속은 뒤집어진다. 그래서 아이의 기를 꺾어야 한다면서 감정적으로, 그리고 강압적으로 혼을 내거나 아이의 주장을 묵살하기도 한다. 하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강압적으로 누르기만 하면 그 힘에 대항하지 못해서 표면적으로는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해결된 것이 아니다.

부모 앞에서는 꾸중 듣는 것이 싫어서 더 깊숙이 부정적인 감정을 감추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은밀하게 할 수도 있다. 때로는 다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아이가 자기주장이 강할 때는 강압적인 자세보다는 부모가 아이를 기다려주고,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힘들겠지만, 아이와 대화를 통해서 부모의 생각을 꾸준히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대하면, 아이가 잘못했어도 기분만 상하지 귀담아듣지 않는다. 잘못한 것보다는 혼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감정만 상하는 것이다.

여기서 부모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일방적으로 아이의 주장을 수용하라는 것이 아니다. 이치에 맞게 아이가 주장하는 것에 옳고 그름을, 그리고 옳더라도 부모가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을 설명해줘야 한다.

아이에게서 자기주장이 강하게 나타나는 모습이 보이면, 정상적으로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대부분 그 시기가 지나면 조금씩 좋아진다. 아이 스스로 자기주장만 강하게 전달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을 때, 변화가 일어난다. 감정적으로 화를 낸다고 해서 절대 바뀌지 않는다.

부모는 아이에게 한 자리에서 기다리는 사람이다.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도 돌아올 수 있는 곳을 부모가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감정적인 상처를 주면 안 된다.

부모가 부모의 자리를 지키고 있더라도 감정이 상한 자녀가 부모에게 다시 돌아가기란 쉽지 않다. 돌아가더라도 또 부모에게 감정이 상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꼭 피해야 한다.

아이들은 계속 성장한다. 신체도 발달하고, 뇌도 발달한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오늘과 내일이 다르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전적으로 부모의 돌봄이 필요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독립을 위한 준비를 한다.

그때마다 부모가 섭섭하고 당황하는 일들이 일어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모가 아이를 놓아주는 훈련이 필요하다. 사랑을 담은 대화를 하면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배태훈 다함께연구소 소장, 아동청소년상담심리 허그맘 자문위원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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