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ESG트렌드] (13) 화장품 '클린뷰티'가 대세..똑똑해진 소비자 선택

피부 건강과 친환경 모두 잡는 착한 화장품 찾아
동물실험 NO 비건 ·올리브영 클린뷰티 인증 확산

전채리 승인 2020.07.22 17:18 의견 0
여성 응답자 10명 중 9명(84.4%)은 '같은 가격이라면 사회와 환경에 도움이 되는 화장품을 선택하겠다'는 조사가 나왔다. [그래픽=나눔경제뉴스] 

이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따지는 시대다. 소비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착한 기업이 살아남는 시대다.

MZ세대는 구매하려는 제품이나 브랜드가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지, 윤리경영을 실천하는지를 따진다. 단순히 싸고 좋은 물건이 구매를 결정하는 필수조건이 아니다.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가치소비를 한다.

나눔경제뉴스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함께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사회와 환경에 도움이 되는 화장품을 고르겠다." 

최근 CJ올리브영이 콘텐츠 플랫폼 '셀프뷰티'와 함께 여성 2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여성 응답자 10명 중 9명(84.4%)은 '같은 가격이라면 사회와 환경에 도움이 되는 화장품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화장품 브랜드의 가치관과 윤리적 행동에 대해 과거보다 관심이 생겼는지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87.5%가 '그렇다'고 답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클린뷰티'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화장품을 고를때 성분과 환경, 그리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고민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클린뷰티는 피부 건강을 위해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한 화장품을 뜻하지만 최근에는 동물 보호나 친환경 활동을 실천하고 있는 화장품 등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쉽게 말하자면 깨끗하고 안전한 성분을 넘어 환경과 동물까지 생각하는 화장품이다. 

▲우리 몸에 안전한 성분으로 

아직까지는 '클린뷰티'를 규정하는 성분이 정해져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는 우리 몸에 안전한 성분으로 구성된 화장품을 의미한다. 

또 파라벤, 프탈레이트, 소듐라우릴설페이트, 실리콘,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메탈릭알루미늄, 트리클로산, 무정제 탈크, 미네랄오일, 페트롤라툼,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옥시벤존, 아보벤존, 옥티노세이트 등의 화학성분을 배제한 화장품이다. 

특히 파라벤은 우리 몸 속에서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해서 생식 기능을 방해한다. 또 파라벤은 몸 속에 한번 들어오고 나면 내장 기관이나 근육 등에 쌓여서 몸 밖으로 잘 배출되지 않는 성분이다. 

뿐만 아니라 화장품 '발림성'과 '촉감'을 살리기 위해 쓰이는 실리콘 성분은 알레르기를 유발하거나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환경오염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럽연합(EU)에서는 실리콘 성분인 사이크로테트라실록산과 사이클로펜타실록산을 CMR(발암성·생식독성·생식세포 변이원성) 물질로 분류하고 있고 캐나다 환경청은 디메치콘을 독성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생식기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밖에도 공정무역으로 수급된 원료나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화장품 등이 클린뷰티에 포함된다. 

아모레퍼시픽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메탈 제로' 펌프를 적용한 해피바스 자몽에센스 바디워시를 선보였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환경까지 생각하는 클린뷰티 

클린뷰티 화장품은 인체에 유해하거나 불필요한 플라스틱 대신 폐기하기 쉽고 재활용이 쉬운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화장품 용기 플라스틱 함량을 줄이거나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방법 등이다. 

최근 아모레퍼시픽그룹이 화장품 용기에 '메탈 제로' 펌프를 도입하며 주목 받은 사례도 있다. '메탈 제로' 펌프는 기존 내용물 펌핑에 사용된 금속 스프링을 없앤 펌프다. 때문에 별도 분리 작업 없이 그대로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뽁뽁이 대신 종이로 만든 완충재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여기에다 친환경 포장도 있다. 

배송 시 제품 파손을 막기 위해 사용되는 에어캡(일명 뽁뽁이) 대신 종이 소재 충전재를 사용하거나 친환경 FSC 인증을 받은 종이 포장재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FSC인증은 종이를 만들기 위해 사용된 나무만큼 새로운 나무를 심어 지속가능한 산림 경영을 지원하는 기업에 부여된다. 

▲동물성 원료·동물실험 OUT '비건화장품' 

화장품 제조 과정에서 동물성 원료를 배제하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비건 화장품' 또한 클린뷰티에 속한다. 동물성 원료나 동물 유래 원료, 동물실험을 거친 원료 등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유기농 화장품이나 천연 화장품과는 다르다. 

한국비건인증원에서 인증하는 비건인증마크 [사진=한국비건인증원 홈페이지 캡쳐]


우리나라에서는 한국비건인증원이 동물성 원료가 원재료 및 제조 과정에 일체 사용되지 않고 동물실험도 하지 않았다는 비건 인증을 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 미국 '비건 액션', 프랑스 '이브' 등이 동물성 원료가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증하고 있다.

화장품 실험에서 가장 많이 희생되는 토끼를 상징하는 리핑버니 로고 [사진=리핑버니 인증 마크]


이와 함께 제품을 생산하는 모든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증하는 '리핑버니(Leaping bunny)' 마크도 있다. 리핑버니는 1996년 8개 동물보호 단체에서 만든 인증 마크다. 화장품 실험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토끼를 상징한다. 

토끼는 눈물 양이 적고 눈 깜빡거림이 거의 없어 마스카라 실험에 많이 희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리브영이 전개하는 '올리브영 클린뷰티' 인증 제도 [사진=올리브영 홈페이지 캡쳐]


▲올리브영 클린뷰티인증 

국내 대표 H&B 스토어 올리브영은 지난달부터 '올리브영 클린뷰티' 인증을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먼저 시작 된 클린뷰티에 대한 관심이 우리나라에서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리브영은 △성분 △동물보호 △친환경 노력 등 3가지 클린뷰티 기준을 세우고 기준에 부합하면서 동물보호나 친환경 노력을 하나 이상 실천하는 브랜드에 클린뷰티 선정 엠블럼을 붙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올리브영은 '클린 뷰티 존'을 선보이고 '클린뷰티 기획전'을 진행하는 등 클린뷰티 시장 확대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시장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지속가능 소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클린뷰티 시장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H&B스토어 업계 1위 올리브영이 함께 움직이고 있는 만큼 클린뷰티 인증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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