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유럽여행기] (2) 유럽여행의 시작, 런던으로 출발

대한민국 여권 파워 확인해준 이스탄불 공항

배태훈 승인 2024.10.01 06:12 의견 0
이스탄불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항공기 안에서 촬영한 하늘.12시간 비행 예정이었는데, 11시간 만에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현지시간으로 새벽 5시 30분이었다.[사진=배태훈]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2023년 1월 14일 토요일 오후 5시 30분. 예약한 콜밴이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울리자, 우리 가족은 백팩을 하나씩 메고, 캐리어를 하나씩 끌고 1층으로 내려갔다.

비가 내려 이동이 불편했지만, 차가 막히지 않아 집에서 인천공항까지 1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예상보다 이른 시간에 도착했다.

긴 여행의 설렘과 함께 안전에 대한 걱정이 함께 복잡한 심정을 이끌고 도착한 인천공항. 코로나 때문에 막혔던 여행이 풀리긴 했지만, 아직까지 해외로 움직이는 분위기가 일어나지 않아 그다지 복잡하지 않았다.

수화물 보내는 곳의 오픈 시간이 1시간 40분이나 남았다. 배가 고프니, 저녁부터 해결하자고! 각자 먹고 싶은 걸로 저녁을 해결하고 다시 찾은 수화물 보내는 곳에 왔는데, 긴 줄에 난감했다.

맨 마지막으로 가서 줄을 섰는데, 가끔씩 줄을 서지 않고 앞으로 가는 이들을 발견하고 직원에게 물으니 “티켓팅을 하고 가방(Bag)만 부치는 곳”이라고 말했다.

“우리도 티켓팅은 했고, Bag만 부치면 되는데요” 했더니 직원은 친절하게 긴 줄에서 탈출해서 곧바로 Bag을 부치는 곳으로 안내했다.

코로나19 기간이라 해외 여행객이 많지 않아 출국심사가 신속하게 이루어졌다.[사진=배태훈]


덕분에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고 수화물을 부치고 출국심사대로 향했다.

늦은 시간이라서 사람이 없는지 출국심사도 고속도로처럼 빠르게 통과했다. 기다림 없이 빨리 진행된 건 좋았는데, 시간이 많아도 너무 많이 남았다.

타임스케줄을 여유롭게 잡았는데, 수화물 부치는 것과 출국심사가 신속하게 이루어져 3시간이나 기다려야 했다.

‘면세점이 있으니 3시간 정도 쇼핑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면세점을 돌아다니는데, 매장을정리하는 곳들이 한 둘씩 생겼다.

‘이게 무슨 일이지.’ ‘아직도 시간 많이 남았는데.’ 폐점시간이 이른 것인지 조금 시간이 흐르니 대부분의 매장이 문을 닫았고, 카페나 기념품을 파는 곳만 남았다.

문을 연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커피 한 잔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긴 시간을 보냈음에도 탑승 시간까지 많이 남았다. 긴 기다림 끝에 탑승을 알리는 소리를 듣고 비행기 탑승했다.

“이제 출발이구나!” 인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매우 빠르게 이스탄불로 향했다.

늦은 밤이었지만, 기내식을 빼먹을 수 없으니 간단하게 먹어주고 긴 비행시간을 버텼다. 12시간 비행예정이었는데, 11시간 만에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현지시간으로 새벽 5시 30분이었다.

이곳에서 환승하여 영국 런던으로 간다. 2019년에 새롭게 문을 연 이스탄불 공항은 이른 시간이었지만 여객 기준으로 세계 1위인 명성답게 사람들로 붐볐다.

우리 가족은 1시간 무료로 주는 와이파이를 쓰기 위해 여권정보를 입력했다. 그런데 와이파이 속도는 느려도 엄청 느리다. 속 터지는 줄 알았다.

그리고 1시간이 지나자마자 끊어지는 와이파이. “이건 뭐지. 벌써부터 한국이 그리워지는군.”

탑승시간이 오전 8시 30분이기에 면세점을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낸 우리는 지친 몸을 이끌고 낮잠실(nap room)을 찾아서 잠시 쉰 후 보딩패스를 위해 줄을 섰는데, 앞을 보니 검사를 4중으로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몸수색까지. 엄청 철저하게 보안검사에 우리 가족은 잔뜩 움츠렸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됐는데, ‘응, 이게 뭐지?’ 너무 쉽게 통과가 되더니, 심지어 마지막 몸수색은 하지도 않고 곧바로 통과됐다. 대한민국 여권은 그냥 통과인가 보다.

우리보다 앞서 있었던 사람들은 짐을 다 열어보고 몸 구석구석 살피는데, 갑자기 국뽕(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차오른다. 이래서 대한민국 여권 파워를 말하는구나!

이스탄불의 터키 항공기. 런던으로 향하는 이스탄불공항 출국심사에서 대한민국 여권파워를 확인시켜주었다.[사진=배태훈]


우리는 대기실에 앉아 탑승을 알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인천에서 이스탄불로 이동한 터키항공 비행기에 승객은 95% 정도가 우리나라 사람이었는데, 대기실에 있는 사람들 중에 우리나라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런던 개트윅공항으로 향하는 한국인은 우리뿐인가 보다. 분명히 면세점에서 영국으로 가는 우리나라 단체 관광객들을 많이 봤는데, 아마도 그들은 히스로공항으로 가나보다.

런던 개트윅공항으로 향하는 항공의 탑승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예정시간보다 10분 지연된 오전 8시 40분이었다. 우리나라와 시차가 6시 간이니, 한국시간으로 오후 2시 40분. 이스탄불을 떠나 우리의 첫 번째 목적지인 런던으로 향했다. 한국을 떠난 지 15시간 정도 됐다. 여기서 런던 개트윅까지 비행시간은 약 4시간이다.

비가 내리는 이스탄불을 보면서, 작은 소리로 이별을 고한다. “안녕, 돌아갈 때 또 잠시 들를게. 그때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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