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자살자 수 급증···2017년이후 작년까지 3932명

자살자 4명중 1명은 경제생활문제가 원인

차석록 승인 2021.12.29 10:56 의견 0

2020년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자살자 수는 1만2776명으로 전년에 비해 591명 감소했다. 원인별 자살 현황을 보면 경제생활문제로 인한 2020년 자살자 수는 3,249명으로 전체 자살 원인의 25.43%를 차지한다. [사진=나눔경제뉴스DB]


[나눔경제뉴스=차석록기자] 생활고가 가장 큰 자살 원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침체와 코로나19 등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의 자살 숫자가 크게 증가했다.

생명존중시민회의(상임대표 임삼진)는 최근 경찰청이 발표한 '2020년 경찰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 자살자 4명 중 1명이 경제생활문제로 인한 자살이라고 29일 밝혔다.

2020년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자살자 수는 1만2776명으로 전년에 비해 591명 감소했다. 원인별 자살 현황을 보면 경제생활문제로 인한 2020년 자살자 수는 3,249명으로 전체 자살 원인의 25.43%를 차지한다.

생명존중시민회의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의 자살 통계를 분석한 결과 박근혜 정부(2013년~2016년) 4년 동안의 전체 자살자 5만4385명 가운데 경제생활문제로 인한 자살자는 1만1926명으로 21.93%였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2017년~2020년) 출범 이후 4년 동안의 전체 자살자 수는 5만1695명이고, 이 가운데 경제생활문제로 인한 자살자는 1만3314명으로 25.75%에 달한다.

박근혜 정부 시기(2013년~2016년)의 자영업자 자살자 수가 3593명이었던데 비해 문재인 정부 시기(2017년~2020년)의 4년간 자영업자 자살자 수가 3932명로 증가한 것도 이런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그래픽=자료:2020년 경찰통계연보, 생명존중시민회의]

생명존중시민회의 임삼진 대표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2년 동안 크게 증가하던 자살자 수가 2020년 591명 감소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당초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로 자살자 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정책 목표를 제시했다"면서 "이를 고려하면 지난해 자살자 수는 7000명 수준으로 줄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교통사고를 막연히 줄이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공염불로 끝났지만 구체적인 교통사고 줄이기 계획을 분야별, 영역별로 세웠을 때 비로소 교통사고가 줄어들었음을 상기시키면서 유사한 노력이 필요함을 지적한다.

총신대 조현섭 교수는 “어떤 영역, 어느 연령대에서 어떻게 자살로 이어지는가를 정밀 분석하여 그 결과를 토대로, 촘촘한 대책을 마련해서 자살을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막연히 자살을 줄이겠다는 선언적인 정책 표방만으로는 자살을 줄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생명존중시민회의는 정부의 자살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삼진 상임대표는 “자살예방을 자살대책으로 바꾸는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대표는 "자살로 몰고 가는 사회경제적 원인을 제거해 나감으로써 ‘내몰리는 죽음’을 줄여나가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의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생명존중시민회의 양두석 공동대표는 “자살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보건복지부 장관의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면서 "이토록 자살 상황이 심각한데도 정책 실패에 대해 아무도 사과하지 않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양 대표는 "자살 정책 실패에 대한 정부 자원의 진정한 사과는 정책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안일한 자살 정책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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