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살률 세계 4위 ···'자살대책기본법' 제정 필요

2019년 자살 사망자 1만3799명 ···하루 평균 37.8명
청소년 우울감 급증 ,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50%나 높아
정부 무책임, 범국가적인 정책 변화 필요

차민수 승인 2021.03.15 16:25 의견 0
생명존중시민회의는 우리나라 자살률이 세계 4위로 치솟았지만 정부대책은 변한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생명존중시민사회]


[나눔경제뉴스=차민수기자] 우리나라 자살률이 세계 4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우려가 커지면서 '자살대책기본법' 제정 등의 정부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자살 원인 가운데 생활고 비중이 가장 높아 자살대책도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생명존중시민회의(상임대표 임삼진)가 국내외 통계자료들을 분석해 밝힌 2021년 자살대책 팩트시트(factsheet)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9년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799명, 하루 평균 37.8명에 달한다(통계청 2019년 사망원인통계).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자살자 수가 감소해 1만2463명 규모까지 줄어들었던 자살자 수가 2년 연속 증가했다. 2019년 자살자 수는 2017년 대비 10.7%나 증가했다.

대한민국 자살률 지표[그래픽=생명존중시민회의]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세계적으로 통계 비교가 가능한 2016년 기준(WHO)으로 183개국 가운데 인구 10만명당 자살자수는 26.9명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투아니아 31.9명, 러시아 연방 31명, 가이아나 29.2명에 이어 4번째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183개국 가운데 2000년 41번째(14.8명), 2005년 7번째(26.8명), 2010년 4번째(34.1명), 2015년 4번째(28.3명)로 자살률이 2010년 전후 급격히 늘어난 자살률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자살 충동 느낀 이유[그래픽=생명존중시민회의]


경제생활문제로 인한 자살자 수는 2019년 3564명으로 지난 2018년 3390명과 2017년 3111명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경찰청 2019년 통계연보). 이 수치는 2018년 대비 174명, 5.1% 증가한 것이지만, 2017년 대비 무려 453명, 14.6%가 급증한 것이다.

자살은 10대, 20대, 30대에서 사망원인 1위이고, 40대, 50대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통계청, 2019년 사망원인통계 결과).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는 60대 33.7명, 50대 33.3명, 40대 31.0명, 30대 26.9명, 10대 19.2명으로 10대 사망원인의 37.5%, 20대 사망원인의 51%, 30대 사망원인의 39%, 40대 사망원인의 21.7%, 50대 사망원인의 10.4%를 자살이 차지한다.

2만7336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자살 충동이 있었다는 응답 5.2%에 달하며, 자살 충동을 느낀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38.2%), 신체적•정신적 질환, 장애(19.0%), 외로움, 고독(13.4%), 가정불화(11.9%), 직장 문제(8.7%) 등 5가지 이유가 대부분을 차지했다(통계청, 2020년 사회조사).

이밖에 자살 충동 원인은 연애 상대와 원만치 않아(3.1%), 학교 성적 진학(2.3%), 친구 동료와의 불화, 따돌림(1.7%), 기타(1.7%) 등으로 조사되었다.

광역자치단체별 자살률(인구10만명당 자살자 수)은 9개 도•특별자치도의 경우 충청남도 35.2명, 강원도 33.3명, 제주도 31.7명 등의 순으로 이들 3개 도가 자살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8개 특별시•광역시 자살자수를 비교해 보면 부산시 30.1명, 대전시와 대구시가 28.7명으로 이들 3개 광역시가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통계청, 2019년 사망원인통계).

자살 위험군 초중고 학생은 2016년 8691명, 2017년 1만6940명, 2018년 2만1438명, 2019년 2만2128명으로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조사 결과 관심군 초중고 학생은 2019년 8만1900명에 달한다(교육부,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결과).

5만7303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청소년 자살 시도율은 3.0%로 중학생 3.6%, 고등학생 2.4%에 달한다. 2015년, 2016년 2.4%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질병관리청, 청소년건강행태조사).

우울감 경험률 [그래픽=생명존중시민회의]


같은 조사에서 청소년들의 우울감이 2015년 남학생 19.7%, 여학생 27.8%까지 꾸준히 낮아졌다가 2016년 이후 꾸준히 상승해서 2019년 우울감 경험률은 남학생 22.2%, 여학생 34.6%에 달한다.

팬데믹 기간 동안 자살 상황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다. 2020년도 자살에 대한 자료들이 다 취합 정리되지 않았고, 오는 9월에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2021년 1월 24일자 뉴욕타임스는 “미국질병관리예방센터 CDC의 한 연구는 팬데믹 기간 동안 정신건강 문제로 응급실을 찾은 청소년들이 늘었다고 보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생명존중시민회의 서경주 공동대표는 “미국의 상황을 보면 청소년들이 겪는 고통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이는데, 펜데믹 상황에서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무심하다"면서 " 이들의 어려움을 보듬기 위한 각계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임삼진 상임대표는 “세계에서 4번째로 자살이 많고, 2019년 자살자 수가 2017년 대비 10.7% 증가해 여간 심각한 상황이 아니지만 책임을 져야 할 정부의 정책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자살대책기본법의 제정을 포함한 범국가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근본적인 자살 대책의 변화를 촉구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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