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수에즈 운하사태와 한국 조선산업

한국 LNG추진선 수주 실적 더욱 증가 기대

최유나 승인 2021.03.29 22:29 의견 0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나눔경제뉴스=최유나기자]수에즈운하의 선박 좌초로 인한 정체 사태가 한국 조선업의 또 다른 기회가 될 전망이다.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거리의 뱃길이다.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았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호가 좌초한 지 7일만인 29일(현지시간) 물에 떠올랐다.

에버 기븐호는 지난 23일 운하를 통행하던 중 돌풍을 만나 좌초했다. 이번 사고로 글로벌 교역의 핵심 통로인 수에즈 운하의 통행이 막히면서 많은 선박들의 발이 묶이면서 물류대란을 일으켰다. 운하에 대기 중인 선박은 모두 367척에 달했다.

수에즈 운하 위치[그래픽=네이버 지식백과 갈무리]

▶1956년 이집트가 국유화

수에즈 운하 공사는 1859년 4월에 시작해 10년 만인 1869년 11월 17일에 마쳤다. 총 길이 162.5km 운하의 개통으로 런던과 싱가포르 간의 항로는 케이프타운 경유의 2만 4,500km에서 1만 5,025km로 줄어들고, 런던과 봄베이 간은 2만 1400km에서 1만 1472km로 단축되었다.

1964년의 확장공사를 거쳐 수심은 원래의 7.9m에서 14.5m로, 수면의 폭은 60~100m에서 160~200m로 확장되었다. 통과 소요시간은 15시간으로 단축되었다.

수에즈 운하의 실질적 소유권은 프랑스와 영국이 차지하고 있었으나, 1956년 7월 이집트 대통령 나세르가 운하의 국유화를 선포함으로써 이집트로 넘어갔다.

▶해상 분쟁은 조선업에 기회

하나금융투자 박성봉 팀장은 29일 "역사적으로 조선업이 크게 성장하는 계기 중의 하나는 해상교통로에서의 분쟁과 사고였다"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1967년 이집트가 프랑스로 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 수에즈 운하는 8년간 봉쇄 되었다.

그리스 선박왕 '아리스토틀 오나시스'는 당시 사우디 석유 수출 독점권을 쥐고 있었다. 그는 수에즈 운하 항로를 포기하고 중동 석유를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유럽으로 수송하려는 목적으로 VL급 수퍼탱커를 기획해 조선소에 발주했다. 초대형 원유 운반선의 시대가 열린 계기다.

90년 걸프전쟁으로 호르므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선박 수요가 일시에 급등했었다. 가장
최근에는 2000년대초 미국이 단일선체 탱커선 입항을 전면 거부하면서 당시 5천척에 달하는 탱커선박이 전량 이중선체선으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한국 조선업은 장기적인 대호황을 맞았다.

박성봉 팀장은 "이번 수에즈 운하 정체는 주요 교통로에서 저황유를 사용해야하는 중고선박에 대한 선주들의 기술적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미 늘고 있는 LNG추진선박에 대한 발주 수요는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일본 조선업의 기술력 한계와 제한된 건조능력 증명

이번에 좌초된 2만150TEU급 컨테이너선(Ever Given)은 일본 이마바리조선이 건조했다.

이마바리조선은 일본의 메이저 조선소다. 2015년까지 1700TEU급 소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해왔다. 그러나 자국 발주를 통해 2015년 1만4000TEU급, 2017년부터 2만150TEU급을 인도하기 시작했다.

박성봉 팀장은 "이번 사고는 선박 설계과정에서 선체가 받게 될 풍향과 풍속을 고려해 요구되는 추진속도 등의 기본설계능력이 일본 조선업에게는 없다는 것이 전세계 선주들에게 각인되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80년대 조선합리화정책의 결과로 기본설계능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일본 조선업의 자멸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봉 팀장은 "한국의 LNG추진선 수주실적은 더욱 늘어나고, HSD엔진의 이중연료 추진엔진 수주량 증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나눔경제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